청결한 소녀가 훗날 더 자주, 많이 아픈 이유

 

세균 노출 적어 면역력 떨어져

기회 있을 때마다 옷을 갈아입고 깨끗한 실내에서 인형놀이를 즐기는 여자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노는 소년들보다 훗날 자란 뒤 더 많은 질병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역설적으로 위생 및 위생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천식, 알레르기, 크론병,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 면역계 질병의 발생 비율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위생가설’이 남녀 성별과도 연관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의 샤린 클러프 박사는 “여자아이들은 더러워지지 않아도 옷을 자주 갈아입고 놀 때도 부모의 관리를 받는다”며 “여자아이들이 훨씬 더 깨끗하게 지내고 세균에도 적게 노출되지만 이런 청결함 때문에 오히려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은 질병을 앓는다”고 주장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천식 발병률은 8.9%로 남성 발병률 6.5%보다 높다. 여성의 자가 면역계 질병 발병률은 남자보다 3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과 자가 면역계 질병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다발성 경화증은 여성이 2배, 류마티스 관절염은 3배 이상이고, 루푸스(낭창) 환자의 90%는 여성으로 나타났다. 클러프 박사는 “사회화 과정에서 여자는 세균 노출 정도가 적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인이 된 뒤 남자보다 더 많은 질병을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인간에게 이로운 박테리아와 해로운 박테리아가 완벽히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딸들이 조금 더러워져도 집안에 틀어박혀 있지 않고 밖에 나가 뛰어 놀도록 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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