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시대 ‘버팀목’… 남자 간호사 1만명 돌파

국내 남자 간호사 ‘1만 명 시대’가 열렸다.

과거 ‘백의(白衣)의 천사’들 사이에서 희귀한 존재로만 인식됐던 남자 간호사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남자간호사가 배출된 지 54년 만이다.

16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2016년도 제56회 간호사 국가시험에서 남성은 1733명 합격했다. 전체 합격자 1만7505명 가운데 9.9%나 된다. 간호사 국가시험 합격자 10명중 1명은 남성인 것이다. 이로써 국내 남자간호사 총 인원은 1만542명으로 늘었다.

남자 합격자는 2004년 처음 1%대를 보이다가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배출된 남자 간호사만 6318명(59.9%)이나 된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많은 남성들이 간호사 직업의 안정성과 장래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있다. 남자 간호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른 학과에 비해 비교적 취업이 쉬운데다 30~40대 명예퇴직 시대에 ‘간호사 자격증’은 평생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병원 측도 남자 간호사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부담에서 자유롭고 체력이 좋기 때문에 선호하고 있다. 의사나 환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남자 간호사는 응급실, 정신병동 등에 많이 배치됐지만 최근에는 일반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남자 간호사 면허가 처음 발급된 것은 지난 1962년이다. 실제로는 1936년 서울위생병원 간호원 양성소에서 처음 배출됐지만 당시에는 여성만이 면허를 받을 수 있어 간호사로 인정받지 못했다.

남자 간호사 ‘1만 명 시대’에 걸맞게 국내에는 이미 남자간호사회가 설립돼 있다. 지난 2012년 남자간호사회 발기인대회에 참석했던 국내 최초 남자 간호사 면허 취득자 조상문 씨는 “곧 대한간호협회에서 남자 회장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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