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걱정 ‘뚝’… 해산물 많이 먹으면 치매도 늦춰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환영할만한 두 가지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하나는 생선에 든 수은이 뇌에 축적된다 해도 인지기능 감퇴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이고, 또 한 가지는 해산물에 든 영양성분이 오히려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가능성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 러시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노인들의 뇌를 관찰한 결과, 해산물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뇌에 축적된 수은의 양이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런데 수은으로 신경독소 수치가 높아진다고 해서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유발하는 뇌 손상이 더 심해지지는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다.

해당 대학 영양역학과 마사 클레어 모리스 교수는 “해산물이 제공하는 건강상 이점을 알면서도 해산물에 든 수은 때문에 먹길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소한 치매와 같은 신경병리학적 관점에선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오히려 해산물을 꾸준히 먹는 것이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을 늦출 수 있는 비결이라고 보았다. 단 해산물에 든 어떤 성분이 이 같은 이점을 가져다주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지중해식단처럼 생선을 많이 먹는 식이요법이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으로 인한 건강상 혜택을 얻기 유리하다는 보고들이 있으나 알츠하이머를 지연시키는 것 역시 이 지방산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생선에 든 다양한 영양성분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04~2013년 사이 사망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평균 사망연령은 90세였고, 참여인원의 67%는 여성이다. 실험참가자들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매년 신경계 검사를 받았고, 사망 후에는 뇌 부검에 동의했다. 또 사망하기 전까지 매주 해산물 섭취량을 기록했다. 해산물 음식에는 참치 샌드위치, 생선튀김, 새우, 게 등이 포함됐다.

사망 후 부검한 뇌에서는 금속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조직 샘플을 추출했다. 또 뇌졸중과 치매 등을 일으키는 플라크가 얼마나 쌓여있는지도 확인했다.

그 결과, 매주 한두 차례 이상 해산물을 먹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뇌 손상 정도가 약했다. 단 이 같은 현상은 ‘아포지방단백질’이라는 유전자 변형체를 가진 사람에게서만 나타났다.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이 높다.

즉 선천적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률이 높은 사람들이 생선을 꾸준히 섭취했을 때 알츠하이머 발병 시기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논문은 ‘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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