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 앞에서 말이 많아지는 이유 밝혀졌다(연구)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기억’을 상세하게 묘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남성은 이런 기억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향을 보이지만 여성은 자신의 감정을 별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해밀튼대학 연구팀은 “자전적 기억은 기억을 떠올리는 상황이 어떤 맥락에 놓여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국제학술지 ‘기억저널(Journal Memory)’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최근 게재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19세인 여학생 101명과 남학생 77명 등 총 178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에 대해 최대한 상세하게 떠올려보라고 요청했다. 해당 기억은 한 가지 사건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하루를 넘지 않은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난 일이어야 했다.

실험참가학생 중 절반은 여성 연구원과 단둘이 실험실에 있는 상태에서 자전적 기억을 떠올렸고, 나머지 절반은 남성 연구원과 함께 했다. 또 두 그룹의 실험참가자들을 다시 반씩 나눠 절반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큰 소리로 묘사토록 했고, 나머지 절반은 컴퓨터에 기입하도록 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각 실험참가자들의 이야기 내용과 길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 연구원이 듣고 있는 가운데 큰 소리로 자전적 기억을 떠올린 남성 실험참가자들이 가장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여성참가자들은 이야기를 말로 하든 컴퓨터에 기입하든 남성 연구원 앞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별로 드러내지 않았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과거 기억을 세밀하게 늘어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해밀튼대학 연구팀은 “선행연구가 성별을 기준으로 지나치게 단순한 추론을 내렸다”면서 “이 같은 연구결과는 말하는 사람의 전달수단, 듣는 사람의 부류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정확하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해밀튼 대학팀의 연구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기억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지만, 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주제를 바탕으로 한 기억력 실험이 필요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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