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몸살 기운 뒤 허리 통증… 혹시 척추결핵?

 

척추 뼈 괴사 올 수도

회사원 김모씨(37)는 두 달 전 몸살감기를 앓았다. 날씨도 추워진데다 최근 업무 스트레스가 많아 생긴 증상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허리 통증이 심해져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

견디다 못해 병원을 방문한 김 씨는 뜻밖에 척추결핵(결핵성 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허리에 찬 고름을 제거하고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결핵은 공기 중에 떠돌던 결핵균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 폐결핵을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몸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 전신 질환이다.

척추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결핵균이 폐 등 장기에 감염된 후 혈액을 타고 척추, 목 등에 옮겨와 발병되는 질환이다. 전체 결핵 환자의 10~15% 정도가 폐가 아닌 다른 곳에서 결핵균이 감염되는데, 이 중 절반이 척추에서 나타나고 있다.

결핵균으로 척추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면 초기에는 발열, 식은땀, 식욕저하 등의 감기 몸살 기운이 나타나고 허리나 등에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척추 변형이 생겨 등이 굽거나, 뼈가 괴사되면서 뼈 주변에 고름이 차고 내려앉은 뼈가 신경을 눌러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다.

용인분당예스병원 이한일 원장은 “척추결핵은 단순히 요통 외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고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린 탓에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에는 영양부족이 결핵 발병 원인이었지만 최근 실내 생활 위주로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운동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 불규칙한 식습관,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젊은 층에서도 척추결핵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척추결핵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데, 조기 발견한다면 항 결핵제와 약물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어 쉽게 치료가 가능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초기 치료시기를 놓쳐 염증이 심해지거나 척추변형, 디스크와 척추 뼈의 괴사가 발생해 하반신 마비가 시작된 경우라면 척추 내부의 고름을 빼내고 인공뼈로 고정시키는 수술이 필요하다.

결핵균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와 정기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자외선 살균효과로 인해 외부 공기에는 결핵균이 들어있지 않으므로 날씨가 좋은 날이면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는 것도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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