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듯 껄끄러운 관계, 업무 효율에 긍정효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업무공간에는 항상 껄끄럽고 불편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어느 집단에 속하든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관계는 개인에게 큰 스트레스지만 동시에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철저한 적대관계와 달리, ‘프레너미(frenemy)’는 친한듯하면서도 껄끄러운 애증관계를 의미한다. 친구(friend)와 적(enemy)을 결합시킨 신조어로, 상대방에게 모순적인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시멀 멜와니 교수와 리하이대학교 나오미 로스먼 박사가 이처럼 모순되는 감정이 병존하는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멜와니 교수는 ‘하버드비지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를 통해 “첫 직장을 가졌을 때부터 이런 관계에 흥미를 갖게 됐다”며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한 동료의 부당한 행동과 잘한 행동에 대해 번갈아가며 얘기하고 있단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팀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사적인 이야기를 공유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전달하면서도 동시에 서로에게 경쟁심을 느끼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상대를 깔아뭉개는 관계를 ‘프레너미 관계’로 보았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이 같은 관계는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순된 감정이 병존하면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고 고혈압과 심장질환 위험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팀은 이런 불편한 관계가 업무상으론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우선 모순된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에 대한 오해부터 풀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상반된 두 감정이 공유하면 서로 상쇄돼 중립적인 감정에 도달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반대되는 두 감정이 병존한다는 의미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둘 다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이 대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둘씩 짝을 지어 과제를 수행토록 했다. 단 파트너는 각각 별도의 장소에 머물면서 한명은 작가, 한명은 에디터 역할을 맡아 홍보물을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엔 사실상 함정이 있다. 실제 작가 역할을 맡은 것은 연구팀이며 실험참가자들은 사실상 전부 에디터 역할을 맡았다. 연구팀은 의도적으로 홍보물에 오류를 만들어 마치 상대 파트너가 작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실험참가자들은 에디터로서 작가의 글을 검토하는데, 이때 상대방에게 반대되는 두 감정을 느낀다고 말한 학생일수록 오류를 잘 캐치해내는 결과를 보였다. 프레너미 관계가 에디터로서의 역할에 보다 충실해지는 동기가 됐다는 것이다. 즉 양가감정을 느끼는 관계는 개인에게 큰 스트레스일 수 있지만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는 오히려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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