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진탕 경험자 자살률 3배… 살짝 겪어도 위험

 

최근 빙판 길 등에서 넘어져 뇌진탕을 일으키는 사고가 늘고 있다. 뇌에 충격이 가해지는 뇌진탕은 증상이 가볍더라도 자살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캐나다 의학 협회 저널(the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 소개된 이번 연구는 뇌진탕 환자의 자살기도 위험에 대한 높은 상관관계를 밝혀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뇌진탕 이력을 가진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자살률이 3배 높았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1992년에서 2012년 사이에 뇌진탕 경험을 가진 23만 5110명에 대한 건강 정보를 수집했다.

그 결과 이들 가운데 667명이 자살을 기도했다. 뇌진탕 경험자들의 연간 자살률은 10만 명 당 31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일반적인 연간 자살률의 세 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자살률은 10만 명 당 9명이고,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발표에 따른 미국인의 자살률은 10만 명 당 12명이다.

또 연구팀은 뇌진탕을 주말에 겪거나 추가적으로 겪으면 자살 위험이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뇌진탕은 충격에 의해 ‘뇌가 놀란’ 현상으로 일시적인 뇌 기능의 혼선이 일어나지만 항상 의식 소실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두통, 구토, 어지럼증 등의 후유증이 발생해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초기 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없다가 시간이 흐른 뒤 뒤늦게 뇌출혈이 발병할 수 있어 경과를 잘 지켜봐야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도널드 레 델마이어 박사는 “가벼운 뇌진탕은 사고 당시에는 증상이 눈에 띄지 않지만, 시간이 경과한 뒤에 위험할 수 있다”며 “뇌진탕을 겪었다면 몇 년이 흐르더라도 잊지 말고 의사에게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레 델마이어 교수는 “의사는 환자의 뇌진탕 경험이 수년전 일이더라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면서 “뇌진탕 이력은 페니실린과 비교할 수 있다. 과거에 페니실린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면 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병원 방문 시 이러한 약물 반응에 대해 알리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이 내용은 지난 8일 미국 ABC 뉴스에서 보도됐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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