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세포 제거… 생명연장의 꿈, 현실 될까

세포도 늙는다. 늙은 세포가 제 기능을 못하면 체내 면역 시스템이 이를 제거하는데, 이 제거 능력마저 퇴행해 늙은 세포가 몸에 쌓이면 각종 질환이 생기게 된다. 최근 미국과 영국의 공동 연구팀이 쥐의 ‘노화세포(senescent cell)’를 제거해 수명을 최대 35%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도미닉 위서스 박사와 미국 메이요클리닉 얀 반 뒤르센 교수 공동연구팀은 체내에 쌓이는 노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화학적으로 합성한 이합체화 유도물질(AP20187)을 2주 동안 쥐에게 투여했다. 이를 통해 노화세포가 스스로 사멸하도록 만들어 쥐의 수명을 17~35%까지 연장시켰다.

실험 대상이 된 쥐는 생후 12개월된 것으로, 사람으로 치면 중년에 해당된다. 노화세포가 체내에 쌓이기 시작할 나이다. 축적된 노화세포는 더 이상 분화하지는 않지만, 호르몬 작용을 통해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고 노화 증상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이러한 노화세포를 사멸시켜 600여일인 쥐의 수명을 800여일로 늘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명이 연장된 쥐들은 신장과 심장 기능이 향상됐고, 근육 기능도 좋아져 실험상자 속을 계속해서 돌아다녔다. 또 지방, 근육, 신장 조직의 염증이 줄어들고 종양 형성이 늦춰졌다. 메이요 클리닉의 분자생물학 교수인 대런 베이커 박사는 “성별 구분 없이 노화세포의 60-70%만 제거해도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하긴 어렵다. 실험에 쓰인 쥐는 특수물질이 노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도록 유전형질을 변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이커 박사는 “유전자 치료가 가능해지면 약물로도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노화세포를 제거해 건강수명과 절대수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잠재적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도미닉 위서스 박사 역시 “이번 실험의 유전적 모형과 결과를 모방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치료법이 나오면 부작용 없이 노화 관련 장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발표됐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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