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플라스틱? ‘BPA프리’ 용기도 환경호르몬

 

세상에 안전한 플라스틱은 없다? 플라스틱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가 검출되면서 조기성숙·유방암·전립선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자 식품보관용기 회사(미국)에서 서둘러 각종 ‘BPA 프리(비스페놀A-free)’ 용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그런데 BPA 프리 플라스틱 역시 생식계를 교란시킨다는 미국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대 LA 캠퍼스(UCLA) 연구팀의 낸시 웨인 박사는 “미국의 많은 회사가 ‘BPA 프리‘라는 문구로 안전성을 내세우며 광고하고 있다”며 “그러나 조사 결과, BPA 프리 용품이 BPS(비스페놀 함유 용품)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BPA와 BPS가 생식과 관련 있는 뇌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해당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비교적 낮은 농도 수준의 BPA와 BPS를 지브라피시(zebra fish, 줄무늬가 있는 열대어)에게 노출시켰다. 농도는 오염된 강물에서 흔히 발견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선택했다.

그 결과, BPA와 BPS에 각각 노출시켰던 지브라피시 모두 배아단계에서 25시간 만에 동물생리가 변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BPA와 BPS 모두 지브라피시의 생식과 내분비를 관여하는 뇌세포를 자극했던 것. 내분비 신경세포구가 최대 40%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웨인 교수는 “조산에 해당할 정도로 알이 부화하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며 “이러한 결과를 미뤄 볼 때, 사람도 플라스틱 용기보다는 유리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BPA와 BPS가 부분적으로 에스트로겐 및 갑상선 호르몬계를 통해 작용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웨인 박사는 “BPA나 BPS가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모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해당 화학성분이 갑상선 호르몬 작용도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갑상선 호르몬은 특히 임신부에게 있어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내분비학 저널(the journal Endocrinology)’에 최근 실렸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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