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메르스 사태는 결국 인재” 확인

 

지난해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결국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가장 중요한 초동 대응부터 후속 조치에 이르기까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과 관련 병원들의 안이한 판단으로 메르스 확산 방지에 실패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된 것이다.

감사원은 14일 ‘메르스 예방 및 대응실패’ 감사결과를 통해 메르스 사태의 원인으로 초동대응 부실, 정보비공개 등 확산방지 실패 그리고 삼성서울병원의 환자조치 관련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소속 16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등 39건의 감사 결과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충분한 준비 기간과 전문가들의 여러 차례 권고에도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지침을 잘못 제정하는 등 사전대비를 소홀히 했고 최초 환자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부실하게 진행해 사태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2013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메르스 연구 및 감염 방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8차례)와 국내전문가 자문(2차례) 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위험성을 간과하고 확산 양상·해외 대응사례 등에 대한 연구 분석을 실시하지 않는 등 사전대비를 소홀히 했다. 2014년 7월 메르스 대응지침 수립 시 WHO나 미국질병통제센터 등의 밀접접촉자 기준 분석이나 전문가 자문 없이 관리대상(밀접접촉자)의 범위를 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한 사람으로 좁게 설정한 것도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의 원인으로 꼽혔다.

메르스 전염력을 과소평가해 방역망을 1번 환자가 입원한 병실로만 한정하는 등 안이한 대응도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1번 환자와 접촉한 14번 환자의 경우 방역망 설정을 너무 좁게 하면서 관리 대상에서 누락됐다. 이후 14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등 7개 병원을 경유하면서 81명의 대규모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2차 확산 진원지였던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1번 환자의 평택성모병원 경유 사실을 알면서도 병원 내 의료진에게 이를 공유하지 않았다. 결국 같은 병원을 거쳐 온 14번 환자를 응급실에서 치료해 대규모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5월 30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로부터 14번 환자의 접촉자 명단 제출을 요구받은 뒤 이튿날인 5월 31일 주소와 연락처가 포함된 678명의 명단을 작성했다. 그러나 명단을 제출할 때는 노출 위험이 큰 접촉자 117명만 포함하고 나머지 561명 명단은 6월 2일에야 제출했다. 이에따라 환자나 보호자 등에 대한 추적조사 및 능동감시 조치가 지연됐다는 것이다.

뒤늦은 병원명 공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6월 1일 3차 감염이 본격화하면서 6월 2일부터 언론과 전문가, 시민단체, 정부 내부로부터 병원명 공개 요구가 공식적으로 제기됐는데도 보건복지부는 6월 7일에서야 뒤늦게 병원명을 공개해 혼란과 메르스 확산의 빌미를 제공했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 일부(117명)를 제출받고도 즉시 격리 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또한 6월 2일 전체 명단을 확보한 뒤에도 여전히 이를 시도 보건소에 통보하지 않고 있다가 6월 7일에야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후속조치가 7일간 지연된 결과 14번 환자와 접촉한 76번 환자 등이 관리대상에서 누락된 채 강동경희대병원 등을 방문해 메르스가 확산됐다”고 했다. 이번 감사는 국회 요구에 따른 것으로 감사원은 이 같은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등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징계 8건(16명), 주의 13건, 통보 18건 등을 진행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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