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중팔구 실패하는 다이어트… “이렇게 해봤어?”

40대 한모씨는 집에서 직장까지 무조건 걷는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걷기 시작한 지 벌써 수년째다. 걷기와 식이요법을 병행해 체중을 20kg 이상 뺀 경험도 있다. 다이어트를 잘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50대 김모씨도 최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웬만하면 걷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이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자극제가 됐다.

새해에도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해 중 피트니스센터가 가장 붐비는 때가 1월이라는 우스갯말도 있다. 하지만 결연한 의지에 비해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고, 과욕을 부리다 건강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몸 상태부터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실제 365mc 비만클리닉이 지난 연말 20~30대 남녀 7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의 45%는 작년 초에 다이어트 계획을 세웠다가 작심삼일로 끝났다고 답했다. 1~2주 정도 다이어트를 유지하다 실패했다는 응답도 43%나 됐다. 연초에 계획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이유는 다양했다. 3명 중 1명은 데이트나 모임, 약속 등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을 탓했고, 4명 중 1명은 무작정 굶다 음식의 유혹에 무너졌다. 무리한 다이어트 계획과 출장 등 바쁜 스케줄도 한몫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소재용 원장은 “한 달에 2kg 감량, 하루 1500kcal 이내 섭취, 하루 30분 이상 운동 등 지속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이어트는 얼마나 살을 빼느냐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조급해하지 말고, 적절한 식이요법과 매일 운동하는 생활습관에 길들여져야 한다. 무조건 적게 먹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저열량식보다 고단백, 저칼로리, 저염식 식단으로 삼시세끼를 꾸려 규칙적으로,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잠들기 2시간 전부터는 먹지 않고, 하루에 1.5리터 정도의 물을 마셔 몸속 노폐물을 빼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 원장은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지방 섭취가 가장 신경 쓰이기 마련”이라며 “지방은 에너지 저장과 세포막 구성, 포만감, 추위를 견뎌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무조건 제한하지 말고, 튀긴 치킨 대신 전기구이 통닭, 볶음밥 대신 비빔밥을 택하는 식의 조리법으로 덜 섭취하는 방법이 좋다”고 설명했다.

운동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 기초대사량을 늘려야 효과적이다. 그러나 지나치면 역효과만 낼 수 있다. 3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젊은 여성들 중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무리하게 운동하다 연골연화증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관절의 충격을 덜어주는 무릎연골이 손상돼 물렁물렁해지고 탄력을 잃는 증상이다.

무릎 연골에는 신경세포가 없어 통증이 심하면 연골연화증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손경모 원장은 “무리한 운동으로 무릎 연골이 손상된 채 오랜 시간 방치되면 만성 통증이나 조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다”며 “건강한 새해를 보내기 위한 다짐은 좋지만, 자신의 운동능력과 몸 상태에 따라 서서히 운동 강도와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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