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뭘 알아” 약 안 챙긴 장질환자의 종말

 

의사 지시에 따라 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 염증성장질환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비교적 젊고, 자신이 먹는 약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희귀난치병인 염증성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10명 중 3~4명이 이러한 이유 등으로 약을 잘 안 챙겨 먹는다는 보고도 있다.

지난 5일 이대목동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6월부터 12월까지 병원을 찾은 염증성장질환 환자 138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 질병 활성도를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의 나이가 비교적 젊거나, 자신이 먹는 약물에 대한 지식이 떨어질수록 약물 순응도가 낮았다.

특히 약물 순응도가 낮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재발 위험이 2.9배나 높았다. 약물 순응도란 의사나 간호사, 약사 등 의료진의 의학적 조언에 따라 약물을 복용하는 정도를 말한다.

약물 상담은 주로 의사가 했으나, 조사 대상자의 1/3은 처방 약물에 대한 상담에 만족하지 못했다. 또한 약물 순응도가 낮은 환자의 2/3는 오히려 자신이 약물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답해 외래상담이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짧은 외래시간과 환자, 환자 가족의 질병에 대한 인식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병원측의 풀이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대표되는 염증성장질환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약물을 복용해 염증을 가라앉혀 증상이 없는 ‘관해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성애 이대목동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자에게 약물의 이름과 용량, 효능, 부작용과 같은 약물 지식 정도를 향상시키면 약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의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환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 ‘임상 위장병 학술지’에 실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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