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용 의약품 사용 승인 최근 급증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미허가된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다. 최근 3년간 응급환자를 위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사용 승인 건수가 15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사용 승인된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총 1558건이다. 매년 490여건에 이르던 승인 건수는 올해 들어 575건으로 크게 늘었다.

사용승인 현황을 자세히 보면 폐암 등 호흡기질환이 688건으로 가장 많았고, 위암 등 소화기질환 376건, 악성흑생종 등 피부질환 257건, 백혈병 등 혈액질환 135건, 후천성면역결핍증 등 기타질환 102건의 순이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예외적 사용제도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지에서도 운영 중이다. 다른 치료수단이 없고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 국한해 예외적으로 승인되는 만큼 절차와 적용범위가 엄격하다.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전문의는 환자의 자발적 동의서와 의약품 제공의향서 등을 준비해 식약처에 응급상황 사용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식약처가 이 서류들을 검토한 뒤 승인서를 발급하면 의사는 제약사에 공급을 요청해 환자에게 쓰게 된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하다 환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의사는 ‘임상시험관리기준(KGCP)’에 따라 식약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하려면 의료진과 제약사가 꼭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의료진은 임상시험에 적용하는 기준을 준수하고, 환자나 그 가족에게 임상시험용 의약품에 대한 충분한 사전 설명과 상담으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자세히 안내해야 한다. 반드시 환자의 자발적 동의가 필요하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허가 전 의약품을 쓰기 때문에 제약사는 무상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식약처는 이러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예외적 사용제도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 ‘응급환자 등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안전 사용 가이드라인‘을 책자로 냈다. 식약처는 “이번 책자를 통해 환자들에게는 치료기회를 확대하고, 의료진에게는 보다 안전한 사용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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