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권장 독감 4가백신, 국내서 3파전

 

SK케미칼이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 4가’의 시판 허가를 획득하면서 4가 독감백신 시장에서도 유정란 방식 백신과 세포배양 방식 백신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24일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 4가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하면서 국내 4가 백신은 총 3개로 늘었다.

WHO, 4가 백신 권고 = 독감 바이러스는 크게 A, B, C 등 3가지 형으로 구분된다. 사람 사이에서는 A형 2종과 B형 2종이 주로 유행한다. 올해까지 독감백신은 A형 2종과 B형 1종이 포함된 3가 백신 위주로 공급이 이뤄졌다. 해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측한 바이러스 3종이 백신에 포함된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WHO가 예측한 B형 바이러스의 50%가 빗나가는 등 3가 백신의 미스매치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4가 백신의 필요성이 증대됐다. 4가 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을 모두 포함해 예방 범위가 더욱 넓다. 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은 독감 위험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4가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차세대 기술, 세포배양 = 지금까지 독감 백신은 유정란 방식이 주를 이뤘다. 1940년대 개발된 유정란 방식은 계란을 이용해 백신을 만든다. 유정란 방식으로 1명분(1도즈)의 백신을 생산하려면 유정란 1개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간 폐기물 처리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차세대 기술인 세포배양 방식은 지난 2006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가 10억 달러를 세포배양 독감백신 개발에 지원하면서부터다.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2012년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미국 FDA의 허가를 얻었다.

세포배양 방식은 기존 유정란 방식과 달리 계란을 쓰지 않고 무균 배양기를 통해 백신을 생산한다. 이 때문에 항생제나 보존제를 투여할 필요 없고,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접종 가능하다. 또 생산기간이 유정란 방식보다 절반 이하로 짧아 신종플루 등 변종 독감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가 백신, 3파전 체제 돌입 = 국내에서는 올해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가 4가 백신으로 첫 선을 보인 데 이어 지난 11월 녹십자가 4가 백신에 대한 시판 허가를 받았다. GSK와 녹십자의 4가 백신은 모두 유정란 방식이며, 세포배양 방식은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프루 4가가 유일하다.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백신이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은 세계에서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녹십자도 세포배양 독감백신 개발에 뛰어들어 지난 11월 임상3상에 돌입했다.

지난 2008년부터 백신 연구개발에 들어가 올해 세포배양 방식의 3가 백신을 먼저 내놓은 SK케미칼은 첫해 누적 주문판매량 360만도즈를 돌파하며 세포배양 독감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이번에 시판 허가된 스카이셀플루 4가는 내년부터 접종 가능하다. SK케미칼 박만훈 사장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최초의 백신을 세계에 알리고,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의약품 시장에서 어깨를 겨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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