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다도 못한…. 아동 학대의 끔찍한 결말

 

2년여 동안이나 집에 감금된 채 아버지(32)로부터 상습폭행을 당했던 A(11)양 사건으로 인해 아동 학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A양은 지난 12일 한겨울 반바지 차림에 맨발로 다세대 주택 2층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했다.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한 수퍼 주인이 6세쯤으로 오해할 만큼 A양의 키는 120㎝, 몸무게는 16㎏에 불과했다.

A양은 아버지에게 다시 돌아갈까 봐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에게 “아버지를 처벌해달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빈혈과 간염 치료를 받고 있는 A양은 현재 심리 치료도 병행하고 있어 내년초쯤 퇴원이 가능하다고 한다.

A양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몸 상태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우려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폭력이나 착취, 학대를 당하면 성인이 돼서 반사회적 인격장애 등 각종 정신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을 학대하는 행위는 대물림되고 체벌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해 부모에 대한 치료와 훈련도 필요한 이유다. A양의 아버지도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보도도 있다.

사람의 성격은 타고나지만 성장기의 환경적인 요인들에 의헤 큰 영향을 받는다. A양처럼 여러 해 동안 학대를 통해 심리적인 충격을 입었다면 성격이 모가 나거나 미성숙 상태를 보이는 성격장애, 인격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사람과 원만하게 어울려 함께 사는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어린이들은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어린이 우울증은 어른과 달리 우울해하기보다는 짜증, 분노 폭발 그리고 신체이상을 호소한다. 말 보다는 행동으로 우울 증세를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육체적 학대를 경험하면 학습능력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단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거나, 철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난독증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팀이 캐나다의 18세 이상 성인 1만3054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령과 인종, 성별, 그리고 부모의 약물 중독 등 다른 요인들을 감안하더라도 어린 시절 학대는 난독증 위험성을 6배 증가시킨다고 했다. 지속적인 학대가 뇌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이 연구결과를 신뢰하는 학자들이 많다.

어린 시절 과도한 스트레스와 성장기 두뇌발달에 대한 연구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학대를 경험한 어린이는 정상 어린이에 비해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와 감정과 관련한 편도체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학습능력이 일반 어린이들보다 처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어린 시절 다양한 환경과 학습을 통해 두뇌발달은 물론 사회구성원으로 지켜야 할 규범과 정서적 능력을 배양하게 된다. 여기에 가족들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은 꼭 필요하다. 어린이의 미래는 주변에서 보살피는 사랑의 강도에 비례하는 것이다.

그런데 A양 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2년이 넘게 딸을 집에 가둔 채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온갖 가혹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A양 아버지와 동거녀는 경찰에 넘겨질 때 A양보다 키우던 개를 먼저 걱정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에까지 왔는지 자괴감마저 드는 연말이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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