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마스를 즐기는 자와 아닌 자, 뇌부터 달라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 거리에 빛나는 성탄불빛, 화사한 트리, 흥겹게 울려 퍼지는 캐롤, 소외된 이웃들에 내미는 따듯한 손길까지…, 즐거움과 훈훈함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분위기! 이러한 정신적 기개에 도취되는 것이 우리의 뇌 5개 부위에서 흥이 돋는 것과 관련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매년 이맘때 쯤 크리스마스 특집 판을 발간하고 있는 영국의학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의 2015년 특집 에디션에 실린 덴마크 연구 내용을 보자. 크리스마스에 들떠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과 이른바 ‘바함버그(bah humbug 크리스마스가 싫다는 뜻으로 스크루지가 외친 말)’ 신드롬을 앓는 사람들의 뇌는 지금 이 시점에서 다르게 반응한다. 누군가는 들떠있고 누군가는 평소와 다름없는 것.

연구진은 매해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들 10명과 크리스마스를 전혀 축하해본 적 없는 사람들 10명 총 2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먼저 크리스마스 축제와 관련된 사진들을 보여주고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해 이들의 뇌 활동을 관찰했다. 참가자들이 영상 고글을 쓰고 84가지의 비디오를 보고 있을 때, 뇌 촬영이 이뤄지는 방식이었다. 비디오 영상은 2초 마다 바뀌었으며 크리스마스 장면에 관한 연속 이미지가 6개가 나타난 후에는 일상생활 이미지 6개가 나타나는 식으로 진행됐다.

스캔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개개인의 집안에 크리스마스 전통 행사가 있는지, 크리스마스 하면 어떤 느낌이 먼저 드는지, 외에 민족성 등에 대한 질문지에 답하도록 했다.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온 ‘크리스마스 그룹’과 크리스마스를 즐기지 않은 ‘바함버그 그룹’의 차이는 뇌 활동에 반응해 나타나는 산소포화도의 변화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이 두 그룹의 명백한 차이는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특정 뇌 영역에서 두드러졌다.

‘크리스마스 그룹’의 사람들의 뇌 5개 영역에서 활성화가 나타난 반면 ‘바함버그 그룹’ 사람들의 뇌는 크게 반응이 없었다. 이 두 그룹에서 차이를 보인 뇌 부위는 영적, 신체감각, 얼굴표정 인식 외 다른 많은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들이었다.

이로써 뇌의 어느 영역이 크리스마스를 대하는 정신적 과정에 관여하는지 다소 명백한 단서가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크리스마스를 대하는 인간의 감정이 신기하고 복잡한 만큼 뇌의 활동도 여러 군데서 활성화됨을 관측할 수 있었다”며 “크리스마스 뿐 아니라 부활절이나 하누카(유대교 명절), 이드(이슬람교 축제), 디왈리(힌두교 축제) 등 다른 종교적 축제에 대한 뇌의 다른 영역 활동에 대해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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