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다른 동물보다 깊고 짧게 자는 능력 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종종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고양이가 못마땅할 때가 있다. 밖에서 온종일 일하고 돌아온 주인도 하루 3~4시간밖에 못 자는데 집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가 잠만 잔다는 생각이 문득 얄미운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다른 어떤 포유동물보다 잠자는 능력을 타고났기 때문에 적은 수면시간을 견딜 수 있다.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은 그 어떤 영장류보다도 효율적으로 잠잘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이 21종의 영장류와 수백 종의 포유동물의 수면패턴을 분석해본 결과다.

연구팀의 분석 내용에 따르면 인간은 대부분의 다른 영장류보다 수면 시간이 짧다. 영장류 중 가장 길게 자는 종은 하루 평균 17시간 잠을 자는데, 이에 비하면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짧은 수면시간이다.

사람은 수면시간이 짧을 뿐 아니라 수면의 깊이 역시 깊은 편이다. 다른 포유동물보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인간은 수면시간의 25%를 렘(REM)수면으로 보내는 반면, 다른 영장류들은 5%의 렘수면을 취한다. 급속안구운동이 일어나는 렘수면과 비렘수면 중 어떤 수면단계가 더 깊은 잠인가에 대해선 아직 논란이 있지만, 비렘수면이 좀 더 얕은 잠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인류의 조상이 나무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생활을 시작하면서 이 같은 수면패턴의 변화가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닥에서 생활하면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에게 공격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짧은 시간 깊이 잠드는 수면패턴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교류시간이 늘어난다는 점도 짧은 수면시간의 장점이다.

인간의 사회성이 발달하면서 기술을 습득하고 지식을 익히는 시간이 필요해지면서 이처럼 짧은 시간 깊이 잠드는 수면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자는 능력이 초기 인류의 인지능력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진화 인류학(Evolutionary Anthropology)저널’에 실렸고 미국 야후 헬스가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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