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못 믿어서… 의사들 투약-수술에만 치중

 

환자들이 삶의 패턴을 약간만 교정해도 심혈관계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여기엔 한 가지 방해물이 있다. 환자들의 행동 교정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의사들의 판단이다.

‘행동의학회보(Annals of Behavioral Medicine)’에 실린 논문 내용에 따르면 개인 상담, 그룹 훈련, 신체활동, 금연 등의 행동치료 효과가 종종 의료인들에 의해 등한시되는 경향이 있다. 환자가 생활습관을 고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약물치료나 수술요법에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행동치료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행동중재’와 연관된 다양한 논문들을 살폈다. 행동중재는 의료인과 같은 중재자가 타인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이 논문들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행동중재는 환자들이 체중이나 혈압 수치를 개선해 건강상태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효과가 있다. 특히 영양과 신체활동을 동시에 중재했을 때 그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베로니카 어빈 박사는 “의료인들이 행동중재를 좀 더 신중히 고려해주었으면 한다”며 “환자들의 행동변화를 유도해 심혈관계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대학 운동·건강과학부 리차드 K. 플레밍 박사도 “의사들이 환자들의 몸에 깊숙이 베인 만성적인 습관을 교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하지만 좀 더 세심하게 행동중재를 해야 환자들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건강을 개선하려면 환자가 그동안 지속해온 안 좋은 습관들을 교정해야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습관이 된 행동을 고친다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습관을 개선한 환자들 역시 수차례의 도전과 실패 끝에 간신히 성공한 케이스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의사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쉽게 습관을 고칠 것으로 믿지 않는다.

하지만 연구팀은 그렇다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행동중재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질적으로 담배를 끊거나 체중을 줄여 건강을 되찾은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들이 습관을 고치지 못할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 짓기보다 좀 더 세심한 중재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환자들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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