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허약하다 생각하면 감기 확률 2배

 

쌀쌀한 기온은 감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하지만 기온이 내려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싸늘한 날씨에도 얇은 옷만 입고 자신만만해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감기에 걸릴까봐 단단히 몸을 사리는 사람도 있다. 과연 누가 더 감기에 잘 걸릴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건강을 염려해 몸을 사리는 사람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정신신체의학(Psychosomatic Medicine)’ 11월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자신이 허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판단하는 사람보다 감기에 걸릴 확률이 2배 정도 높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본인의 건강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감기에 걸릴까봐 걱정하는 사람은 실질적으로 몸이 허약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쉘던 코엔 교수는 “병원에서 쉽게 감지할 수 없는 신체 징후들이 있다”고 말했다. 병원 검진에 따르면 건강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본인 스스로 느끼기엔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실험참가자들은 임상적으로 특별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이다. 총 360명이 참여했고, 평균연령은 서른 살이다. 이들은 현재 본인의 건강상태를 묻는 설문조사에 응했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나쁘다’, ‘괜찮다’, ‘좋다’, ‘매우 좋다’, ‘월등하다’는 항목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한 것이다.

그 다음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일반적인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에 노출시켰다. 그리고 5일간 이들의 상태를 살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 3명 중 1명이 감기에 걸렸다.

그리고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의 상태와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자신의 건강상태를 ‘월등하다’고 답한 실험참가자들이 나머지 실험참가자들보다 감기에 걸릴 확률이 2분의 1로 낮았다. 단 이번 연구는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본인의 건강을 ‘나쁘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없었다.

코엔 교수는 “건강한 상태의 젊은 성인들이 본인 스스로 진단한 건강 상태와 ‘질병 감수성(병에 걸리는 성질)’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다”고 설명했다.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몸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스스로 몸이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실질적으로 감기와 같은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건강관리가 어느 정도 타당성을 지닌다는 의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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