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잘 하면서… 유독 살은 못 빼는 이유

 

체중관리를 못하는 사람은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시선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다른 일에는 철두철미하면서 유독 체중조절에만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학교 성적이 상위권이거나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아 사회 기여도가 높은 사람들 중에도 과체중이나 비만은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체중감량에 어려움을 느끼는 걸까.

최근 ‘비만연구 및 임상시험(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요즘 사람들은 1970년대 동일 연령대의 사람들보다 10% 가량 체중이 많이 나간다. 섭취 칼로리와 활동량이 동등한 조건에서도 이처럼 체중 차이가 난다. 거기엔 환경호르몬과 스트레스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체중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환경호르몬에 노출된다= 아무리 건강한 식사를 하려고 노력해도 환경호르몬을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 살충제, 내연제, 방부제 등이 우리 몸속 호르몬과 섞이면서 교란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체중 조절에도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건강과 질병 발생기원(Developmental Origins of Health and Disease)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와 에티닐 에스트라디올(EE)이 자궁 속에 침투하면 뱃속 아기의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활동량이 떨어지게 된다.

음식물을 보관할 때는 BPA-프리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플라스틱 재질이 불분명할 땐 유리 용기를 사용하는 식으로 식재료를 보관해야 체내 호르몬 균형이 깨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다.

이미 과체중이다= ‘미국공중보건저널(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체중 감량이 시급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몸무게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

연구팀이 9년 동안 25만 명의 전자건강기록을 살핀 결과, 체질량지수가 30~35사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체중 감량에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다. 여성은 10명 중 1명, 남성은 12명 중 1명이 5%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이 2년 이내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갔다.

최신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을 무조건 쫓기보단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 친구가 이런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는데 나는 왜 안 될까 자조하지 말고 본인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살을 빼려고 마음먹는 순간 의욕이 과해지면서 몸에 부담이 가는 과격한 운동을 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이처럼 많은 체력을 요하는 운동은 체중 감량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꾸준히 지킬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자신의 체력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운동해야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만리뷰(Obesity Reviews)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에너지 소비가 큰 운동을 했다고 생각하면 운동효과를 과대평가하는 심리가 발동한다. 가령 30분 운동하기로 계획했는데 50분 운동했다면 그 만큼 더 먹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체중관리에 실패하는데, 살을 빼려면 그 만큼 식단관리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식이요법만 준수하는 것 역시 체력저하로 이어져 다이어트 실패율을 높인다. ‘영영과 식이요법 아카데미(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저널’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식이요법만 고집하는 사람보다는 운동과 식단관리를 병행하는 사람이 좀 더 일관된 체중 감량 효과를 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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