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불구 10대 제약사 매출 크게 신장

올해 메르스 여파로 최악의 실적이 우려됐던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 지난 달 말 금융감독원에 잠정 공시된 매출 상위 10개 제약사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평균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유한양행과 녹십자, 한미약품은 각각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를 예약했다.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처음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유한양행은 2년 연속 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유한양행은 3분기까지 8204억원의 누계 매출을 기록했고, 3분기에만 3096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분기 매출 3천억원을 넘어섰다. 베링거인겔하임과 길리어드,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신약과 원료의약품의 수출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길리어드의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는 연간 매출 1천억원에 이를 기세다.

녹십자는 연결회계 기준으로 3분기까지 7778억원의 누계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실적이다. 3분기 매출액도 2950억원을 기록해 종전 기록인 2868억원을 뛰어넘었다. 국내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고, 수출 실적도 지속적인 호조세를 띠었다. 백신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고, 독감백신의 국내 매출 역시 후발 업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예년 수준을 웃돌았다. 녹십자측은 “4분기에 지난 9월 국제기구 입찰에서 수주한 독감백신 수출분 대부분이 반영된다”며 매출 1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약품도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이 가시화됐다. 한미약품은 연결회계 기준으로 3분기까지 7276억원의 누계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무려 32.3%나 늘었다. 분기 매출도 2683억원으로 1분기 만에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내성표적 항암신약의 라이선스 계약금 5천만달러와 발기부전치료제 신제품인 ‘구구’의 선전이 컸다. 한미약품측은 “3분기에는 R&D 성과와 신제품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양호한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우루사와 소화기궤양치료제 ‘넥시움’ 등의 판매실적에 힘입어 3분기 누계 6083억원, 분기 매출 21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대웅제약측은 “우루사와 소화기궤양치료제 ‘넥시움’ 등의 판매가 늘었다”며 “R&D 투자를 늘리고 있어 영업이익은 주춤했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3분기 누계 4278억원, 분기 매출 1491억원을 기록했다. 누계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분기 매출은 작년보다 11.8% 증가했다.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실적이 감소했지만, 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과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동아에스티측은 “캔박카스와 결핵치료제 크로세린의 해외수출액이 큰 폭으로 확대됐고, 의료기기 매출도 늘었다”며 “실적 향상 요인이 골고루 분포됐다”고 전했다. 유럽에서 발매에 들어간 수퍼항생제 시벡스트로와 러시아 제약사인 게로팜과 라이선싱아웃 계약을 맺은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도입 신약인 골관절염치료제 아셀렉스, 바라크루드 제네릭인 바라클, 폐암치료제 알림타의 개량신약인 메인타의 발매도 주된 이슈였다.

LG생명과학은 3분기 누계 매출 3143억원, 분기 매출 1271억원으로 각각 6.7%, 18.9%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LG생명과학은 필러 ‘이브아르’와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의 판매 증가가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일동제약도 3분기 누계 매출 3375억원, 분기 매출 1160억원으로 각각 12.1%, 16.7%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피로회복 건강기능식품인 ‘아로나민골드’와 비만치료제 ‘벨빅’ 등 대표 브랜드의 판매 증가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일동제약은 “올해 발매한 벨빅, 프로바이오틱스 전문브랜드 ‘지큐랩’,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텔로스톱’ 등을 비롯해 화장품과 음료 등 신사업을 앞세워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B형 간염치료제 ‘베시포비어’, 표적항암제 등 유망신약 개발을 통해 중장기 전략을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령제약은 3분기 누계 2996억원, 분기 매출 1120억원을 기록해 각각 8.1%, 11%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삼진제약은 3분기 누계 1609억원, 분기 매출 558억원을 기록해 각각 6.5%, 10.4% 증가했다. 환인제약도 3분기 누계 1086억원, 분기 매출 371억원으로 각각 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위 10개 제약사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7.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17%가량 늘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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