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메르스 재발- 에볼라 유입 시간문제”

 

국내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이 메르스의 추가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치명적 바이러스인 에볼라의 국내 유입 또한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감염병 연구기관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메르스, 에볼라와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공중보건 위협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전략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호흡기 바이러스 연구실 그룹장인 민지영 박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메르스 발생 패턴을 고려할 때, 한국도 추가 메르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질병관리본부에서 분리한 메르스 바이러스를 이용해 숙주세포의 진입과 복제, 방출 등 3단계 감염 기전을 억제할 수 있는 저분자 메르스 치료물질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숙주세포 진입 단계를 억제하면 건강한 사람의 메르스 감염을 막는 백신과 유사한 효능의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 세포 복제와 세포 방출 단계의 기전을 조절하면 이미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쓸 수 있다. 민 박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타미플루 등에 비춰봤을 때 인플루엔자 백신 효과가 바이러스 변이 때문에 30% 수준의 효능을 보이기 때문에 치료물질을 병행해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가 처음 발생한 이후 올해 10월 23일까지 WHO에 보고된 메르스 환자는 모두 1604명에 이른다. 국내 확진환자는 186명이며, 이 중 36명이 사망했고 1만6000여명이 격리된 바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파스퇴르연구소를 포함한 4개 연구기관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를 분양 받아 생물안전 3등급 시설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민 박사는 “2012년 처음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바이러스와 올해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비교했을 때 한국 메르스에서 43개의 아미노산 변화 등 다수의 변이가 있는 점에 미뤄 백신 개발을 통한 메르스 대응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현재 연구 중인 저분자 치료물질이 백신을 이용한 메르스 대응 전략을 보완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분자 메르스 치료제는 분자량이 작아 약물 개발 시 대량생산과 복용 등에서 고분자 화합물 치료제보다 더 나은 효과가 기대된다. 파스퇴르연구소측은 저분자 메르스 치료제 개발에 4~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생물학 본부장인 모하메트 하치차 박사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화로 범용 백신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백신만으로 메르스 감염 환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을 대비해 추가적인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르스보다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에볼라의 한반도 유입에 대한 대비책도 요구된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간염 연구실 그룹장인 마크 윈디쉬 박사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인 과일 박쥐의 서식 지역이 지구 온난화로 북상하고 있다”며 “세계화에 따른 국제적 교류 증가는 신종 감염병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이미 에볼라에 감염된 돼지가 보고된 바 있다. 아직 사람이 감염된 사례에 대한 보고는 없다. 마크 윈디쉬 박사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개발한 최신 에볼라 배양 시스템을 이용해 에볼라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저분자 치료물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 배양 시스템은 실제 바이러스를 다루는 것이 아니어서 낮은 생물안전 등급 시설에서도 치료물질 연구를 가능하게 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에볼라에 대한 약물학적 특성을 가진 저분자 치료물질을 찾으면 미국과 호주, 프랑스, 독일에 있는 생물안전 4등급 시설에서 실제 에볼라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생물안전 4등급 시설이 없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감염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저분자 치료물질 개발을 위해 연구소만의 독자적인 플랫폼을 활용할 예정이다. 파스퇴르연구소는 전세계 29개국에 33개 연구소를 둬 국제네크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파리 본사와 한국, 홍콩, 다카르에 메르스 TF팀을 두고 있다. 하치차 박사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필요 시 파스퇴르 국제 네트워크 TF팀을 배치해 치명적인 감염병을 억제하고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국을 돕겠다”고 밝혔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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