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은 직장인 ‘훈장’? 80%가 술과 무관

 

지방간은 간암의 주된 원인 중 하나지만,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그렇다보니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이라면 지방간을 가볍게 여기고 훈장처럼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다. 술을 안 마셔도 지방간은 생기고, 만만하게 여겨 오래 방치했다가는 치명적인 간경화로 진행될 수도 있다. 오는 20일 ‘간의 날’을 맞아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김태헌 교수의 도움말로 지방간에 대해 알아보자.

가벼운 병? = 과음, 과체중과 연관된 단순 지방간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대부분 회복할 수 있지만, 가볍게 여겨 오래 놔두면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10~35%는 알코올성 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10%는 염증이나 섬유화가 동반된 지방 간염으로 발전해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심혈관도 위험? = 지방간이 있으면 관상동맥에 석회화 현상이 생길 위험이 30% 증가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정상인보다 3.5배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간 상태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검사도 함께 받는 것이 좋다.

오로지 술병? = 대한간학회 조사를 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전체 지방간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증가세도 가파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대사증후군, 고지혈증, 복부비만, 약물 복용 등이 주된 원인이다. 단순 지방간인지 지방 간염인지 전문의 진료를 통한 감별이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만? =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기름진 음식뿐 아니라 탄수화물과 당분의 과도한 섭취에 영향을 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탄수화물 섭취 상위군은 하위군보다 지방간 유병률이 남성에서 1.7배, 여성에서 3.8배 높았다. 간에서만 대사되는 과당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포도당으로 바뀌지 못한 채 지방으로 간에 쌓이게 된다.

어른 병? = 생활 방식이 서구화되면서 소아청소년에서 지방간 발병이 늘고 있다. 국제비만학회에 따르면 소아 지방간 환자의 2~10%에서 간경변이 발견됐다. 비만이 큰 원인이다. 2010년 정부 조사를 보면 비만 아동의 11.3%가 지방간 환자였다. 어린이 지방간은 설마하다 놓칠 때가 많으니 비만아라면 간 기능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남성 병? =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자리가 잦은 중년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여성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1년 여성 알코올 간 질환자의 34.2%는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였다. 여성은 체지방의 비율이 높고 체내 수분이 적기 때문에 남성보다 알코올 간질환에 취약하다. 금주, 절주가 답이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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