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낮없이 당기는 식욕… ‘이 병’ 조심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다. 살찌는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몸 안에 체지방을 축적하는 시기로 유독 식탐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여름에 비해 가을철 기온이 내려가면서 뇌에 자극이 생기는 것도 식욕이 증가하는 이유다.

이처럼 늘어난 식욕으로 과식을 자주하거나 밤중에 출출함을 이기지 못해 늦은 시간에 야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야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면을 취하게 되면 역류성 식도염 등의 위장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가을철에는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우리의 신체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위장의 혈액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위장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식욕이 왕성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일조량 감소로 배고픔을 알리는 멜라토닌이 증가해 식욕을 높이고 반대로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는 줄어들어 우울한 감정을 자주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폭식을 하기 쉬워진다.

이렇듯 가을과 함께 찾아오는 잦은 야식과 폭식은 위산 분비를 과도하게 촉진하고, 위의 압력을 높여 위산이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치킨이나 피자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야식으로 즐겨 먹는 사람들은 소화 속도가 느리고, 음식물이 소화되기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아 위에 부담을 주게 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발생하는 식도의 염증이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잦은 야근과 회식 문화 등으로 인해 매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8-2012년)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해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8년 199만명에서 2012년 336만명으로 69%가 증가, 연평균 14.2%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면서 속 쓰림이나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 목 쓰림, 기침 등이 주로 나타난다. 쉰 목소리나 목에 이물감, 구취, 잔기침, 매주 1회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극심한 속 쓰림이나 가슴 통증이 느껴진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반복적으로 발병하게 되면서 초기보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식도염을 방치하면 식도협착∙식도궤양 등의 합병증이 생기고 심하면 식도암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CM충무병원 이애라 전문의는 “특히 과음, 흡연, 과로, 스트레스 등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고, 평소 규칙적인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을 통해 증상이 생기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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