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숟가락’ 욕은 해도… 중산층의 속마음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세상이다. 부가 부를 부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1980~90년대 미국에서도 ‘부자들을 먹어라(Eat the Rich)’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을 해왔다. 공평한 게임으로 부를 거둔 사람보다 타고난 부로 상류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시각이다. 이처럼 부유한 사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중산층은 ‘부유층’에 대한 긍정적인 잠재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이러한 연구결과를 ‘집단 프로세스와 집단 관계(Group Processes and Intergroup Relations)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중산층 사람들을 모집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 사람들은 경제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고 밝혔다. 가령 “나는 부유한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문장에 적극 동의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의 잠재의식 속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암묵적 연합검사(IAT)’를 진행했다. 이 검사는 인종, 나이, 성별 등에 대한 편견을 확인하기 위해 이용하는 테스트다. 최근에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대해 조사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이 테스트는 실험참가자들이 컴퓨터 스크린에 등장하는 단어를 보고 재빨리 키보드를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개의 키보드 키로 진행되는데,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단어가 등장할 때 누르는 자판과 부정적인 단어가 등장할 때 누르는 자판을 최대한 빨리 누르는 방식이다.

이번 실험에서는 ‘높은 수입’, ‘상류층’과 같이 부자와 관련된 단어, ‘평균 수입’, ‘일반적인’과 같이 중산층 관련 단어들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참가자들은 ‘훌륭한’, ‘대단한’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가 등장할 때 누르는 키와 동일한 키를 부자와 관련된 단어가 등장할 때 눌렀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무서운’, ‘더러운’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와 동일한 키를 부자와 관련된 단어가 등장할 때 누르는 과제를 수행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부정적인 단어와 동일한 키를 누를 때보다 긍정적인 단어와 동일한 키를 누를 때 좀 더 빠른 수행능력을 보였다. 반면 중산층 관련 단어로 실험했을 때는 이러한 수행능력이 좀 더 떨어졌다. 즉 중산층 사람들의 잠재의식에는 ‘부자’를 긍정성과 연관 짓는 편견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처럼 내면의식에 부자에 대한 긍정적인 편견을 형성하고 있는 걸까. 연구팀에 따르면 ‘부’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긍정적인 것으로 묘사되고 평가돼왔다. 또 실력이 있는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는 ‘능력주의’ 역시 ‘부’와 연관이 있다. 이러한 무의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부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의 부도덕한 측면을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젠가 그들과 같은 위치에 서고 싶은 욕망 역시 이러한 잠재의식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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