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도 없이 버럭…. 나는 정말 미친 걸까

 

간혹 한 번씩 자신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게 될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버럭 화를 냈다거나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했다는 생각이 들 때 “내가 미친 건 아닐까” 의구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은 심각한 정신질환이 아니다. 오히려 미친 것이 아닐까 자각한다는 것은 정신상태가 온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단서일 수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LA캠퍼스 심리학과 제랄드 굿맨 교수는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를 통해 “정신분열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 증상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며 “자신의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학자 마티 리빙스톤 박사 역시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느낌상 미친 것 같다는 생각과 실제 정신질환이 있을 때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건강한 사람은 밤길을 걸을 때 누군가 쫓아온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한다. 반면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쫓아오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쫓기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보통 건강한 사람들이 실제론 미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미친 게 아닐까 의문을 가질 때는 언제일까.

공황 상태= 심장이 쿵쾅거리고 몸이 떨리거나 땀이 난다. 또 어지러운 느낌이 들고 호흡이 가빠진다면 공황 상태에 빠진 것이다. 굿맨 교수에 따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질 때가 있다. 보통 이러한 상태는 수 분간 지속되다 사라지기 때문에 대부분은 일시적인 무력감에 빠진 상태로 생각하고 넘어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동안 한두 번 이러한 증상을 경험하지만 일부는 ‘공황장애’라는 진단명을 받기에 충분할 만큼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공황상태가 비교적 자주 반복된다면 약물치료나 상담치료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단절된 기분=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또 다른 이상한 기분은 혼자라는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이해하지 못하며 자신이 가장 힘들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별했을 때 느끼는 외로움과는 다른 상태다.

이처럼 다른 사람과 단절된 기분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신체적인 해를 가하는 등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점점 자제력을 잃는 기분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룹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본인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생각에 빠져있지만 실제론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면 소외된 기분에서 해소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정신질환의 징후=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점점 미쳐가고 있다는 느낌이 실질적인 정신질환에서 기인할 때도 있다. 리빙스턴 박사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은 무언가에 제압당한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 리빙스턴 박사가 치료한 한 환자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기분을 표현했는데, 이후 ‘분열정동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는 정신분열증과 기분장애 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만약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 혹은 듣지 못한 것을 혼자 보거나 듣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병원 상담을 받아보아야 한다. 이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고, 신체적 질병의 징후일 수도 있으며, 정신질환의 초기증상일 수도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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