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일 있으면 뽀로로… 당신도 헬리콥터 자녀?

자녀양육방식의 일종인 ‘헬리콥터 부모’라는 용어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의 성장과 세월을 관통한다. 이 세대는 대학 진학률이 높고 디지털기기 사용에 익숙하며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또 이들의 부모는 경제적 급성장기를 경험한 베이비부머 세대로, 발전과 성공을 삶의 최대 가치로 추구하며 자녀의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한다. 그로 인해 등장한 것이 바로 ‘헬리콥터 부모’다. 자녀의 교육에 지나치게 관여하며 과잉보호하는 부모다.

밀레니얼 세대 중 상당수는 이미 장년에 이르렀거나 성인기에 접어들었다.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처리하는 나이가 됐다는 의미다. 그런데 여전히 부모에게 경제적, 사회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취업 면접장에 부모가 함께 참석한다거나 학점 때문에 학부모가 교수에게 전화를 거는 최악의 사례들도 있다.

자녀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보호한다는 헬리콥터 부모의 착각과 달리, 실질적으로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수많은 문제에 시달린다. 가족관계에 불만족을 느낀다거나 불안증 혹은 우울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진취성과 결단력이 떨어지고 자신감 부족 현상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헬리콥터 부모 아래서 성장한 자녀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가 헬리콥터 부모를 가진 자녀들의 전형적인 특성을 소개했다.

결정이 필요할 땐 부모에게 먼저 전화한다=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치는 부모는 모르는 것이 없는 슈퍼맨이다. 그런데 성인이 된 이후에도 부모가 항상 최고의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막 성인기에 접어들었다면 혼자 판단하고 결정 내리는 상황이 두렵고 벅찰 수 있다. 어느 정도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훈련 역시 필요하다. 부모의 지휘권을 스스로에게 넘겨줄 때가 왔다는 것이다.

부모를 최고의 친구로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와의 세대차가 줄고 친구 같이 편안한 사이가 된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경계가 과거처럼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이상한 일도 아니다.

부모와 자녀가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귀고 교감하는 순간까지 앗아갈 정도로 과도한 친밀감을 유지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집에 머물러있길 좋아하고 부모를 제외한 친구는 온라인상에서 소통하는 사람들뿐이다. 지나친 친밀감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지원에 섭섭함을 드러낸다= 밀레니얼 세대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을 이룬 뒤 태어난 세대다. 그 만큼 누리고 즐길 거리들이 많아졌지만 한편으로는 저성장기 혹은 침체기를 지내면서 학자금 대출, 스펙 경쟁, 취업난 등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의 재정적 지원을 당연하게 여긴 세대인 만큼 이후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정이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특히 헬리콥터 부모를 둔 자녀는 부모로부터 적극적으로 금전적인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크다. 즉 이런 사람들일수록 부모의 지원 수준에 서운해하거나 심지어 억울해하는 심정을 드러낸다.

자격증을 비롯한 스펙에 집착한다= 너나할 것 없이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개중에는 내실 다지기에 좀 더 힘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겉보기 화려한 자격증 개수 채우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자격증을 비롯한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사람일수록 헬리콥터 부모 아래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스스로 열망하거나 욕망하는 것, 본인을 기쁘게 하거나 즐겁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처럼 표면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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