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 알아보는 능력은 따로 있다

 

유난히 사람 얼굴을 잘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은 다른 지적능력과 큰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반지능, 전문기술 및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 등과 연관된 유전자와는 또 다른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사회유전학과 및 발달정신의학과 연구팀이 2,149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어냈다. 연구 참가자 가운데는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 375쌍, 유전자의 절반가량을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 549쌍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19.5세이고, 여성참가자가 58%였다.

실험참가자들은 처음 보는 사람 얼굴 기억하기를 비롯해 얼굴 인식과 관련한 전반적인 테스트를 완수했다. 또 자동차 모양 기억하기, 지능검사, 어휘량, 추론능력 등도 함께 측정 받았다.

그 결과 얼굴 인식, 자동차 인식, 일반적인 지적능력 모두 유전력을 보였다. 사람의 지적능력은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자동차를 인식하는 능력이나 일반적인 지적능력과 강력한 연관성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얼굴인식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10%만이 다른 지적능력과 연관된 유전자와 겹치는 수준을 보였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얼굴인식능력과 연관이 있는 유전자는 대체로 다른 지적능력과 연관된 유전적 요인과 변별될 것으로 보았다. 얼굴인식능력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라는 개념을 지지하는 중요한 발견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과학자들은 선행 연구를 통해 얼굴 정보를 처리하는 특수한 뇌 영역인 ‘방추상 얼굴영역’을 발견한 바 있다. 또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과 달리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은 이미지를 거꾸로 반전시켰을 때 혼동이 생긴다는 점도 발견했다. 간혹 벽지 무늬나 음식 표면 등에서 사람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도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특화돼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특수한 기술이라는 점을 더욱 확고히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내용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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