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먹으면 영양소 파괴될까? 암 환자 식단

 

암 환자의 치료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이젠 암도 겁낼 병만은 아니다. 미국국립암협회에 따르면 암은 유전적 요인이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생활환경적 요인이다. 이 중 음식이 30%를 차지한다. 즉 음식을 조절하면 암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항암치료와 달리 암 환자들의 영양관리에는 정답이 없다. 보조식품으로 홍삼을 먹는 것을 두고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건강식품인 김치와 우유 또한 각각 위암, 전립선암이 있다면 피해야 한다. 지난 22일 열린 ‘제1회 소화기암 환자를 위한 바른 식단 캠페인’에 참여한 암 환자들이 영양관리에서 주로 궁금해 한 것들을 대한소화기암학회와 한국임상영양학회의 도움말로 모아봤다.

“위전절제술 후 회복 중, 술 마셔도 될까” = 위암 수술로 위 전체를 떼어내고 항암치료도 잘 끝내 조금씩 식사량을 늘리며 회복 중인데 사회생활 때문에 술을 마셔도 될지 고민하는 환자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환자들에게 술을 마시지 못할 이유를 밝히고 거절하라고 충고한다. 소주나 맥주가 아닌 막걸리라고 해서 특별히 마셔도 괜찮을 이유는 없다.

소화기암학회 홍보이사인 임윤정 교수(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를 모두 잘라내 위암에서 벗어났지만, 발암물질인 술은 가급적 안 마시는 게 좋다”며 “운동과 바른 식단, 스트레스 관리,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항암치료 중 유산균 섭취 효과 있을까” = 유산균제제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유산균이 유익한 물질을 분비해 면역력을 강화하고, 아토피와 비만, 과민성장증후군에 좋다고는 하나 결과가 확실하게 증명된 것은 아니다. 항암치료 중에 면역력이 저하되면 가급적 유산균제제를 먹지 않는 게 바람직하고, 항암치료가 끝난 뒤 먹는 게 낫다.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박유경 교수는 “유산균을 먹으면 배변이 잘 되고 속이 편한 경우 굳이 안 먹을 필요는 없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약과 달리 언제 어떻게 먹어야 효과를 낸다는 통계가 없고, 사람마다 반응도 다르다”며 “모든 치료가 끝난 뒤 너무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먹는 게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위암 진단 후 항암치료 중 생긴 두드러기는” = 위암 환자가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은 세 가지다. 탄 음식과 짠 음식, 오래 묵힌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젓갈과 직화구이 고기, 묵은지, 장아찌는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 두드러기는 항암제 때문이라기보다 특정 음식을 먹고 생긴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니 원인을 검사해야 한다.

“음식을 갈아 먹으면 영양소가 파괴될까” = 오해다. 대부분의 음식은 삶거나 갈아도 원래 가지고 있는 영양소가 그대로 보존된다. 항암치료를 받고 있거나 치료 후 회복 중인 환자라면 식욕을 돋우거나 먹기 편한 조리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무조건 먹고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먹기 힘들다고 그냥 삼키면 소화가 더 안 되기 때문에 씹어서 먹어야 한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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