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심장마비…디젤 배기가스가 위험한 이유

1급 발암물질로 분류

독일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그룹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의혹을 받으며 파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5종의 디젤 차량에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저감장치를 달아 미국에서만 48만200대의 리콜 명령을 받았다.

문제가 된 저감장치를 장착한 디젤 차량이 전 세계적으로 1100만대 가량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배기가스 검사를 받을 때는 저감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주행할 때는 이를 꺼지도록 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6년간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디젤 배기가스 배출량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가스가 암이나 심장병 등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로 꼽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커트 스트라이프 박사는 “거리에서 디젤 배기가스를 들이마시면 간접흡연만큼 해롭다”며 “폐암을 유발할 위험도가 간접흡연과 비슷한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이전에 3등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던 디젤 배기가스를 석면, 비소와 같은 1등급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발암물질은 1~5등급으로 나뉘며 1등급이 가장 위험하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한 결과 디젤 차량 배기가스에 노출되면 몸속에서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면서 종양 세포를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체는 필요할 때만 혈관을 만들고 평소에는 혈관을 만들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디젤 배기가스가 이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암 같은 종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또 런던 위생 및 열대의학 대학원 연구팀이 2003년부터 3년간 영국 15개 지역에서 심장마비 환자 7만9000여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디젤 배기가스 등 교통 오염원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 후 약 6시간 동안 심장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오염된 공기를 마시면 심장마비 위험이 일시적으로 높아진다”면서 “이는 언젠가 일어날 심장마비를 앞당기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영국 심장재단의 제레미 피어슨 교수는 “공해는 혈액을 걸쭉하게 만들어 혈전이 쉽게 생기게 한다”면서 심장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막히는 길이나 그 근처에 가는 것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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