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문제야? 체벌 옹호하는 사람들의 심리

 

아이를 훈육하는 방식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해왔다. 과거에는 말을 안 듣는 아이에게 회초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학생체벌이 법적으로 금지된 상태다. 하지만 체벌을 옹호하는 사람들 역시 여전히 많다. 최근 한 호주 연구팀이 체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의도성을 가지고 교사가 학생에게 물리적인 힘을 가해 고통이나 불편을 주는 것은 현행법상 용인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체벌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교사의 권위가 추락하고 비행청소년들을 통제하기 어려워졌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달 말부터는 부모를 비롯한 보호자가 가정에서 자녀를 체벌하는 일 역시 금지된다. 28일부터 시행될 아동복지법 개정안에 따르면 부모는 아이에게 신체적 고통은 물론 폭언 등을 통한 정신적 고통을 주어서도 안 된다.

가정 체벌을 비롯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모든 체벌을 금하는 나라는 현재 46개국이다.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아동체벌에 대한 법안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아이체벌과 관련한 이와 같은 문화변동은 학대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체벌이 아이에게 해롭게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부분적인 체벌을 허용하는 나라들도 여전히 많은 편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부모의 자녀 체벌과 같은 부분적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체벌 금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심리학과 피터 뉴컴 교수팀이 체벌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미국 사회학자 머레이 스트라우스의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체벌에 관한 믿음’ 항목을 만들고, 설문조사를 통해 이 중 가장 일반적인 믿음 10가지를 추렸다.

– 훈육을 위해 가하는 체벌은 무해하다.

– 이따금 하는 체벌은 아이에게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

– 체벌은 책임감을 기르고, 성격을 고치는데 도움이 된다.

– 부모가 아이를 체벌해선 안 된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다.

– 체벌은 그 어떤 훈육방법보다 효과적이다.

– 체벌은 여아와 남아 모두를 훈육하는데 사용된다.

– 체벌이 없으면 아이는 버릇없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 체벌을 통해 아이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방식을 배운다.

– 아이가 비행을 저지를 때마다 체벌을 가해야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체벌에 대한 이와 같은 일반적 믿음은 권위주의, 보수주의, 직업윤리 등의 심리학 개념과 연관이 있다. 가령 “권위에 대한 복종과 존중은 아이 교육을 위한 중요한 덕목”이라는 권위주의적 사고가 체벌을 지지하는 성향과 연관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설문 항목의 개수가 제한적이었다는 점, 설문조사 참여자 중 일부만이 자녀가 있는 부모였다는 점 등의 한계점이 있다. 보다 철저한 실험조건을 설정한 뒤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는 ‘성격과 개인차(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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