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그리고 철학… 날 벌컥 들이키지 말란 말이야

 

정은지의 식탁식톡 (28) / 와인

인류의 철학과 지식이 담겨있는 술, 저 와인을 마시지 않고는 진리에 이르지 못한다고 했던가요. 와인 중에서도 가치가 높은 저 레드와인이 오늘 여러분의 건강에 ‘철학’ 한 모금 건네 볼까 합니다.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프랑스 사람들이 기름기 잔뜩 지닌 고지방식을 자주 먹고도 심장병 사망률이 낮은 이유를 설명하는 말인데요. 레드와인을 식사 때 마다 곁들인 습관 덕분이라는 연구결과에서 비롯됐습니다. 프렌치 패러독스에 따른 수많은 연구에 의해 제 안에 생리활성물질의 마력이 하나둘 씩 드러나기 시작했지요.

저 레드와인의 건강학적 이점이 조명을 받는 이유는 폴리페놀의 성분 중에서도 레스베라트롤의 강력한 항산화력 때문입니다. 식물이 자외선 등의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자신의 몸을 방어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성분이지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고 질병을 늦추거나 예방해준답니다.

저 레드와인과 절친 화이트와인 중 누가 더 몸에 좋은지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포도껍질에서 추출되는 폴리페놀 성분의 함량 차이에서 그 차이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저 레드와인에는 포도껍질이 압도적으로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폴리페놀 성분 양으로 따지자면 보통 저 레드와인 1ℓ 당 1~3g이, 반면 화이트와인에는 저의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양, 1ℓ 당 0.2g 정도 함유돼 있습니다. 그 밖의 몸에 좋은 성분들도 함유량이 대체적으로 더 높아요. 제가 화이트와인보다 좀 더 ‘잘 나가는’ 이유지요.

하지만 저 레드와인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시면 두통이 생긴다는 점 때문인데요. 제 안에 타이라민, 아황산염, 타닌 등의 성분들 때문에 ‘레드와인 유발성 두통’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특히 타이라민은 교감신경 흥분작용을 해서 심박수와 혈압을 높여 두통을 유발합니다. 포도 껍질에 함유된 히스타민이라는 성분도 일부 사람들에게 두통을 안겨줍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그냥 마시기엔 ‘까다로운 술’이잖아요. 입으로 잔을 갖다 대기 전 코에 먼저 잔을 가져가 향을 맡아주세요. 저 와인의 향기에는 많은 단서가 들어있습니다. 맛이 어떨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포도로 만들어졌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향기 한 모금에 담겨 있단 뜻입니다. 사실 이런 정보는 전문가가 아니면 향만 맡고는 잘 모르죠. 그렇다면 이 점만 기억하세요. 마시기 전 향기를 맡으면 와인을 마셨을 때의 맛 또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잔에 담긴 저를 살짝 흔들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격식처럼 여길지도 모르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흔들어주는 이유는 잔에 담긴 와인의 아로마를 방출하기 위함이죠. 와인의 아로마를 즐기고 싶다면 마시기 전에 살짝 흔들어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바로 마셔도 괜찮습니다.

레드와인 잔과 병에 담긴 비밀?

저의 맛을 잘 느끼게 하기 위해서 잔과 병에도 특별함이 숨어있습니다. 화이트와인 잔이 작고 좁은데 반해 저 레드와인의 잔은 크고 오목한 편이지요? 맛을 볼 때 레드와인이 혀의 안쪽 부분에 떨어져 떫고 텁텁한 맛을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와인병은 제가 그 속에서 숙성으로 인하여 생성되는 침전물을 아래로 가라앉히기 위해 병 밑을 오목하게 제작합니다.

※참고 자료 : [네이버 지식백과] 레드 와인

http://www.wiine.me/10-amazing-facts-about-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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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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