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 테스트 앞두고는 슬픈 영화 보지 마라

취업을 위한 색맹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면 슬픈 영화는 보지 않는 것이 좋겠다. 슬픈 영화를 보고나면 노란색이나 파란색 계열의 색상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등 색깔 인식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대학교 크리스토퍼 토스텐손 교수(심리학)는 아담 파즈다, 앤드류 엘리엇 교수와 함께 인간의 슬픈 감정과 색깔을 인식하는 능력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127명의 실험 참가 대학생들을 슬픈 영화를 관람한 그룹과 코미디 영화를 본 그룹으로 나누어 색상 판단 테스트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에게 48가지의 색상 패치를 보여주고 각 패치가 빨간색인지, 노란색인지, 아니면 녹색인지, 파란색인지 물었다.

그 결과 슬픈 영화를 본 그룹은 코미디 영화를 본 그룹보다 색상을 알아맞히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블루-옐로우 축(blue-yellow axis)의 색 패치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레드-그린 축(red-green axis)의 색 패치에서는 정확도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130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두 번째 실험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이 실험에서는 슬픈 영화를 본 그룹과 감정기복이 느껴지지 않는 중립적 영화를 본 그룹으로 나누어 색상 스펙트럼을 보여 준 후 색깔을 알아맞히게 했다. 실험 결과 슬픈 영화를 감상한 대학생들이 블루-옐로우 스펙트럼을 잘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 실험을 통해 사람의 기분과 감정은 시각에도 영향을 미치며, 특히 슬픈 감정은 색깔 인식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슬픈 감정이 신경전달물질 기능에 변화를 가져와 색깔 인식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루-옐로우 계열의 색깔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연관되어 있는데, 슬픈 감정이 일면 망막의 도파민 부족을 가져와 제대로 색깔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토스텐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정과 색깔 인식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감정과 색깔 인식의 연관성을 명확히 하고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심리과학학회가 발행하는 ‘심리과학학술지(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미국과학전문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이 최근 소개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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