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늘었지만….한국, ‘건강 나이’론 하위권

 

OECD 국가 중 한국의 헬시 에이징(Healthy Ageing) 지표가 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헬시 에이징이란 건강하게 나이 드는 수준으로, 헬시 에이징 지표가 높은 국가의 노인은 신체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건강 기회가 최적화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화이자제약 주최로 2일 열린 헬시 에이징 포럼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우덕 박사가 발표한 OECD 29개국별 헬시 에이징 지표를 보면 스위스가 가장 높고, 한국은 25위로 나타났다. 복지 선진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G7 국가인 캐나다,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이탈리아 역시 평균 이상이었다.

OECD 29개국의 헬시 에이징 지표는 국내 보건의료전문가의 자문과 기존 참고 문헌을 바탕으로 건강 증진과 보건의료 제도, 건강 역량, 건강 환경 등 헬시 에이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4개 영역에서 국제 비교가 가능한 16개 지표를 선정해 산출됐다.

건강 증진 영역은 흡연율과 술 소비량, 비만율, 신체활동 불충분율을, 보건의료 제도 영역은 인구 1천명당 의사 수, 독감 예방접종률, 만성질환 사망률, 1인당 공공의료비를, 건강 역량 영역은 사회 공헌율, 교육 수준, 1인당 GDP, 생활 만족도를, 건강 환경 영역은 황산화물(SOx) 배출률과 공공 하수처리율, 1인당 방 수, 도로사고자율을 세부 지표로 삼았다. 이번 조사에서 OECD 32개국 중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없는 일부 국가는 제외됐다.

한국은 주요 지표에서 65세 이상 독감 예방접종률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등 보건의료 제도 영역은 다른 영역보다 양호했다. 반면 흡연율이 여전히 높고 신체활동 불충분율 역시 OECD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나 건강 증진 영역의 개인적 실천 지수가 낮았다. 신체활동 불충분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 1주일간 중등도 활동이 30분씩 5회, 또는 고강도 활동이 20분씩 3회 미만인 사람의 비율을 가리킨다.

생활 만족도와 교육 수준 등을 포함한 건강 역량과 대기오염 관리 지표인 황산화물(SOx) 배출률을 비롯한 건강 환경 영역에서도 한국은 낮은 순위를 보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향상시키는데 영향을 주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에 대한 인프라 역시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고령화 현상이 심화될수록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독립적으로 나이 들어가는 헬시 에이징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며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한국에서 헬시 에이징을 향상시키려면 개인의 노력 뿐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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