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자유… 나는 왜 여성 누드에 주목하는가

 

이재길의 누드여행(1)

에드워드 웨스턴의 작품세계 ①

사진이 발명된 지 170년이 넘었다. 사진의 형태와 사진을 찍는 방식엔 그간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것이 있다. 바로 ‘기록’과 ‘재현’이라는 사진의 본질이다.

찰나의 ‘기록’ 속에서 대상의 실체를 ‘재현’하는 것! 이것은 사진의 움직이지 않는 진실이다. 현실은 물론 내면의 찰나까지 담아내면서 사진은 인간과 세계의 본질적 영역에도 다다른다. 미국의 사진가 브룩스 젠슨이 저서 『Letting Go of the Camera: Essays on Photography and the Creative Life』를 통해 ‘사진은 우리의 삶이 예술과 하나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삶의 본질을 찾고 살피는 것이 바로 사진이며,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사진은 우리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과도 다르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왜 여성의 누드에 주목하느냐고. 나는 대답한다. 누드는 사진 한 장에 담아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도 본질적인 오브제이기 때문이라고. 20세기 세계적인 사진가들이 누드에 주목한 것도 그것이 모두 삶의 이야기와 미적인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는 칼럼을 통해 20세기 대표 사진가들의 누드 작품들을 집중 조명하고 분석하면서 그 속에 담긴 예술성을 탐구할 것이다. 자, 그 첫 번째로 에드워드 웨스턴(Edward Western)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에드워드 웨스턴의 작품 『Nude』(1936년)는 사진 역사상 최고의 누드작품으로 꼽힌다. 온몸을 꽈배기처럼 비튼 여성의 오묘한 자세. 놀랍게도 이 모습을 통해 부드러운 선과 예술성이 극대화되면서 여체의 신비로움이 발현된다.

여체의 섹슈얼리티를 깊고 강한 광선, 화면 가득 채운 피사체, 명암 대비가 뚜렷한 빛과 그림자 등을 통해 바라보는 이 순간에 웨스턴만의 진정성 있는 예술적 관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형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 그의 모든 작품은 철저하게 조형적이다. 대상을 재해석함으로써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움 어떤 것을 드러내고자한 것이다.

아! 피망을 담은 그의 작품 『Pepper No 30』(1930년)를 보라. 사진 속 피망은 그 자체로 삶을 가졌다. 여성의 벗은 몸을 상징하는 듯한 상징적이고도 조형적인 이미지가 강렬하다. 이렇듯 웨스턴은 그만의 정공법(正攻法)을 사용해 날카롭고 직설적으로 여체를 바라보았다. 대형카메라로 옮겨진 여성의 누드는 매우 뚜렷하고 질감이 풍부하다. 그의 눈에 비친 여체의 깊은 아름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마치 사진 속 인물은 지금 내 앞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호흡과 감정을 전해주고 있다.

그래서 사진 속 이 여성이 궁금해진다. 도대체 누구일까. 웨스턴의 누드 작품 모델은 여자친구인 사진가 ‘티나 모도티’였다. 사진에는 모델과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 모델의 내면을 바라보고자 하는 웨스턴의 태도가 묻어난다. 그렇다. 그의 작업의 방점은 누드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체의 외면을 통해 내면적 아름다움을 담아내려 하는 데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라. 그녀는 벗은 몸으로도 카메라 렌즈 앞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언제나 아름다움이라는 본질을 향해 조리개가 열려있는 웨스턴의 카메라는 그로 하여금 필연적으로 여성의 누드에 주목하게 만들었고, 카메라 앞에 서는 그녀에겐 무한자유를 선물해주었던 것이다.

여성의 누드로 드러나는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내면의 세계까지 반영하고 있는 이 사진 한 장에 담긴 그의 시선은 ‘예술’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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