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수포자’… 모두가 엄마 탓?

요즘 우리 사회에 이른바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학생)’에 대한 부모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학을 못

하는 이유가 ‘엄마 탓’이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여성의 임신 12주 차의 특정 호르몬이 자녀의 수학 능력을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U) 의과대학 마르틴 핀켄 박사팀은 1196명의 건강한 임신부들을 대상으로 임신 12주차에 ‘티록신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고, 출산 후 이들의 자녀가 5세가 되기까지 추적 조사했다. 이후 아이들의 언어 및 수학(산수) 점수를 테스트해 기록하고, 임신부였던 당시 호르몬 수치와 자녀의 수학 수행 능력을 비교 분석 했다. 티록신 호르몬은 갑상선을 구성하는 두 가지 세포 중 여포세포에서 생성되는 주요 호르몬으로 발육과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정신기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최종 결과, 티록신 호르몬 수치가 낮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경우 수학 시험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가족력과 생활습관 요인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이들의 점수는 확연히 차이가 났는데, 티록신 호르몬이 낮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정상 수치의 호르몬을 지닌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보다 수학에 약할 가능성이 60% 높게 나타났다.

이전의 연구에서 티록신 호르몬이 부족한 여성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정신적 기능 발달이 다소 늦다는 사실이 밝혀졌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임신 당시 임신부의 티록신 호르몬 부족이 자녀의 취학 후 수학 능력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연구진은 앞으로 호르몬 검사가 자녀의 수학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핀켄 박사는 지난해 9월 이와 관련해 예심 논문을 발표한 이후, 최근 본 연구를 ‘유로피안 내분비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Endocrinology)’에 최신호에 발표했다. 예심 논문 발표 당시에 그는 “임신 초기에 여성의 호르몬을 검사해서 부족이 판명되면 티록신 보충제를 처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임신 첫 4주되는 시점에서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힌바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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