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아이들, 그들의 ‘뇌’와 ‘생각’ 사이

 

어린 아이의 생각을 묻거나 아이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제법 흥미롭다. 그 속에 엉뚱함과 기발함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이처럼 기발한 생각과 상상을 만들어내는데 관여하는 ‘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인지발달(Cognitive Development)저널’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7~9세 사이의 아동은 대체로 생각과 기억이 뇌 속에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주머니나 서랍에 든 물건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물건처럼 다른 서랍으로 옮기면 그 서랍에 담긴 물건이 된다고 생각한다. 가령 토끼의 뇌를 스컹크에게 이식했다면, 스컹크는 앞으로 토끼가 하던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근 프랑스 캉대학교 인지심리학과 연구팀이 아이들의 생각을 좀 더 과학적이고 현실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뇌를 촬영하는 신경영상법을 활용하면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8세 아동 37명을 모집해 아이들이 숫자와 관련된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뇌를 촬영 받도록 했다. 그리고 그들의 뇌를 촬영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대조군으로 뇌 촬영을 받지 않은 8세 아동 37명도 이번 실험에 참여토록 했다. 두 그룹 모두 학업 성취도는 중위권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아이들이 ‘뇌’와 ‘생각’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화 캐릭터 ‘줄리’를 소개했다. 그리고 그녀가 보고 말하고 읽고 꿈을 꾸고 상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신체 부위를 이용해야 하는지 선택하도록 했다. 눈, 손, 마음, 입, 뇌, 심장 등의 그림을 주고, 이 중 필요한 부위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실험 결과, 두 그룹 사이에 어떤 차이가 나타났을까. 뇌 촬영을 받은 아이 중 70%는 꿈을 꾸고 상상하기 위해 뇌와 마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뇌 촬영을 받지 않은 아이의 대부분은 뇌 혹은 생각 둘 중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뇌를 촬영 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뇌와 마음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다 잘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집적 경험하고 참여하는 형태의 교육과 학습이 중요하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과 교육 동향(Trends in Neuroscience and Education)저널’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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