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안답시고 과도한 자기주장 일쑤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도 자신의 지식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신이 알고 있는 불분명한 지식을 바탕으로 과도한 자기주장을 펼친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의 이 같은 행동은 일반인에게 위험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독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 코넬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이러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사람들은 언젠가 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애매모호한 감각에 의존해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있다. 진실 유무가 불분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자기 생각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이를 강하게 주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령 생물학적인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머릿속에 신진대사, 레트로그레이드, 콤플렉스 등과 같은 생물학적 용어들이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단어들 중 일부를 결합해 임의로 만든 ‘레트로플렉스’와 같은 단어 역시 진짜 용어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감각적으로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실제 지식인 냥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과도한 자기주장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참가자 570명을 대상으로 5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평소 많이 알고 있는 지식이 어떤 분야인지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들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들에 대해 알고 있는 수준을 측정했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진행된 3가지 실험에서 금융, 생물학, 철학, 문학과 관련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과도하게 자기주장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이러한 경향을 보였는데, 그렇다면 일반인과 전문가 중에는 누가 더 자기 확신이 강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4번째 실험에서는 연구팀이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섞어 제공한다고 말하고, 이러한 정보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일반 실험참가자들은 자신의 지식을 밝히는데 있어서 좀 더 조심하고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전문가들은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는데 변함이 없었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과도한 주장이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고조된 자신감에 의해 생성될 수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험참가자들은 본격적인 테스트를 받기에 앞서 우선 미국 지형에 관한 퀴즈를 풀었다. 이 퀴즈는 아주 쉽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실험참가자들은 누구나 퀴즈를 푼 뒤 자신감이 상승할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자신감이 상승했을 때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하자, 좀 더 자신의 주장에 확신을 보이는 경향을 보였다.

자기주장을 강하게 펼치더라도 “내 생각에는”이라거나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과 같은 전제가 있다면 아주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건강이나 금융 등에 대해 자기주장을 펼칠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이번 연구논문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저널’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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