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놈… 내가 붉어질 때 의사 얼굴 파래진다

 

정은지의 식탁식톡 (25) / 토마토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 빨간 옷을 입고 / 새콤달콤 향내 풍기는 / 멋쟁이 토마토 토마토 / 나는야 주스 될거야 /나는야 케첩 될거야 / 나는야 춤을 출거야 / 뽐내는 토마토 토마토! ” 저를 소개하려고 하니 이 노래가 먼저 생각납니다. 주스가 되어도 케첩이 되어도 여전히 멋쟁이인 저 토마토! 자, 춤추며 뽐내볼까요?

저 토마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채소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한 사람 당 연간 평균 15kg 정도를 먹고 있을 정도지요. 세계적으로 토마토를 이용한 요리는 수도 없이 많지요.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먹는 채소로 등극했지만, 수세기 전만 해도 저를 두고 사람들은 먹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한 때는 독이 있다며 식용을 꺼리기도 했지요. 이 때문에 유명해진 미국 링컨 대통령의 일화도 있는데요. 링컨이 노예해방을 주도할 당시 주위에는 언제나 그를 해치려는 정적들이 들끓었습니다. 링컨의 정적들은 ‘매일 토마토를 조금씩 먹여서 천천히 죽이자’고 모의했습니다. 이들에 매수된 백악관의 요리사가 매일 링컨의 식탁에 저 토마토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독 때문에 곧 죽을 거라 예상한 링컨은 한결 밝아진 얼굴로 농담을 던지고 더욱 활기차게 국정을 수행했다고 합니다. 저의 효능들이 링컨의 몸과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준 것인데요. 특히 노예해방을 선언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링컨에게 저 토마토에 풍부한 비타민B군이 발군의 역량을 보인 것입니다.

또한 제 안에 루틴 성분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여줘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죠. 피부에 좋은 비타민C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링컨 대통령의 혈색이 좋아지고 피부에 윤기가 흐른 것도 이런 제 성분들 덕이었죠. 링컨을 죽이려던 ‘독극물’이 ‘보양식’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제가 유럽에 처음 소개될 당시 유럽의 식물학자들은 독이 들어 있다고 해서 먹을 수 없다고 했었지요. 토마토에 독성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덜 익은 상태의 녹색 토마토에는 알칼로이드의 일종인 토마틴(tomatine)이 들어 있습니다. 이 독성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소화기관이 민감한 경우 가벼운 설사나 복통 정도가 나타날 수는 있지요. 하지만 오히려 이 독성은 항균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여드름 피부를 진정시키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단맛은 탄수화물을 이루고 있는 포도당과 과당으로 인한 것이고, 신맛은 구연산과 사과산에서 나타나는 맛이랍니다. 그 외에 특유의 맛과 향이 느껴지지요? 바로 감칠맛인데요. 흔히들 말하는 MSG(Mono Sodium Glutamate)입니다. 보고된 바에 의하면 제 무게 100g당 140~200mg의 천연 글루타민산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맛은 조리하거나 말렸을 때 더 강하게 나타나는데요. 토마토 페이스트 100g에는 약 1.5g, 건조 토마토 100g에는 무려 5g까지 함유량을 보입니다.

아직까지 화학조미료 MSG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잖아요. 저는 전혀 해가 없는 천연 조미료란 말씀! 요리 할 때 토마토 페이스트나 건조 토마토를 조금 잘라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조미료를 넣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거의 모든 요리에 토마토 가공품을 사용하는 까닭에 MSG 화학조미료 소비량이 다른 국가들보다 적다고 합니다.

제가 빨갛게 익을수록 의사의 얼굴은 퍼렇게 질린다면서요? 그만큼 건강에 유익한 식품이라는 것이겠죠. 앞으로도 빨간색 건강 수호천사, 많이 찾아주세요!

조리 따라 리코펜 함량 달라요

리코펜 좋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잘 아시죠? 붉은색 색소인 이 뛰어난 항산화물질은 인체 세포의 노화를 늦춰주고, 전립선암, 폐암, 위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저와 비슷한 빨간색 과채소에 리코펜이 많이 함유 되어 있습니다. 이 리코펜은 그냥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열을 가해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더욱이 저를 농축시킨 케첩이나 페이스트에 리코펜이 더 많이 들어 있는데요. 잘 익은 빨간 생 토마토 100g당 약 3mg 정도의 리코펜이 함유되어 있는 반면, 케찹에는 17mg, 토마토 주스 9mg 정도의 리코펜이 들어 있습니다. 리코펜의 함량은 품종, 재배환경, 익은 정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답니다. 리코펜이 제 안에서 가장 잘 생성되는 온도는 18~23℃입니다. 기온이 16℃ 이하로 떨어지거나 30℃가 넘게 되면 리코펜보다 카로틴이라는 성분이 더 많이 생깁니다. 이 때는 카로틴의 노란 성질로 인해 붉은색보다는 노란 토마토로 탄생한답니다.

※참고 자료 : http://www.nutrition-and-you.com/tomato.html

잘 먹고 잘 사는 법 시리즈_토마토

네이버 지식백과_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고, 토마토

식탁식톡 이전 기사 보기

24편_아이스크림> 덥냐? 시원하게 달콤하게 너를 녹여주마

23편_마늘> 드라큘라도 벌벌… 효능? 더 말하지 않겠다

    정은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