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밑, 아랫배에…. 이게 뭐야? 털보가 된 그녀

 

20대 직장여성 A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스트레스다. 생리주기가 들쭉날쭉하고, 생리통도 심한데 두 달 전부터 몸에 털까지 많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곤혹스럽게도 남자처럼 턱과 복부에 털이 많아져 사귄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가 눈치챌까봐 내심 불안하기까지 하다.

매끈한 피부를 갖고 싶은 여성에게 털은 제거 대상 1순위다. 그런데 없어도 시원찮을 털이 남자처럼 덥수룩하게 많아진다면 이보다 더 난감할 수 없다. 여성에게 남성형 다모증이 나타나는 증상을 의학계에서는 조모증이라고 한다.

조모증은 여성의 턱이나 가슴, 복부, 허벅지 등의 부위에 남성처럼 털의 밀도가 높아지고 지나치게 길게 자라는 현상이다. 여성에겐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 수치가 낮은데 어떤 원인으로 인해 정상범위보다 안드로겐 수치가 올라가면서 모낭이 자극을 받게 되면 발생한다.

조모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호르몬 이상이다. 유전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후천적으로 항경련제인 페니토인,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A, 혈압약 미노시딜 등의 약을 복용하면 조모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약을 끊으면 조모증도 사라진다.

하지만 호르몬 이상으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내분비계 질환에 대한 검사 역시 필요하다. A씨처럼 가임기 여성이 생리불순과 함께 조모증이 나타나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일 때가 많다. 서울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취업을 위해 건강검진을 받은 여성 1천여명을 표본으로 한 조사에서 조모증의 주된 원인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발병률은 5-10%로 보고되고 있다.

이 질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성 무배란과 비만, 임상적으로 고안드로겐혈증 증상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젊은 여성에게서 조모증과 여드름이 나타나 겉보기에 큰 불편을 준다. 서울대병원 연구에서 조모증으로 가장 빽빽하게 털이 올라오는 부위는 배꼽 밑 하복부로 조사됐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조모증은 레이저 제모 기술의 발달로 영구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모증 치료를 위한 레이저 영구제모는 피부상태와 털의 굵기, 밀도에 따라서 레이저 강도를 다르게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피부과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시술이다.

피부과 전문의인 고우석 박사는 “여성 조모증으로 인한 레이저 제모도 5-6회의 반복치료가 필요한데, 첫 치료 시 레이저 강도를 적절히 선택하고 피부 밸런스를 잘 맞춰야 영구적인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조모증은 대체로 산부인과적 치료를 병행해야 하지만, 외적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모 전문 의사에게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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