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요로결석 급증… 물 대신 맥주 마시면?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엔 땀을 많이 흘린 만큼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물 섭취량은 868.5ml로 WHO가 제시하는 하루 권장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땀은 많이 흘리는데 물은 적게 마시는 특성상 여름에 요로결석 환자도 몰리고 있다. 요로결석은 몸속에 소변이 흐르는 길인 신장과 요관, 방광에 생기는 돌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요로결석 환자는 12% 정도 늘어 28만명에 이른다. 환자 10명 중 4명이 여름인 7-9월에 발생했다. 요로결석의 주된 원인은 수분 섭취 감소다. 여름에는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 소변이 농축된다. 이러면 요로에 머물고 있는 결석 알갱이가 잘 뭉치게 된다.

특히 여름에 물 대신 시원한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요로결석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맥주가 이뇨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뇨 작용 후엔 탈수현상이 나타나서 수분 섭취를 위해 맥주를 마시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알코올의 섭취량이 증가하면 소변 중 칼슘과 인산염, 혈중 요산치가 증가해 결석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박승만 전문의는 “여름철일수록 물을 많이 마셔서 소변을 묽게 유지하고, 소변횟수를 인위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요로결석은 보통 20-30대에 발생하기 시작해 40-50대에 가장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평원 자료에서도 요로결석 환자는 50대 구간이 25.5%로 가장 높았고, 40대 22.8%, 30대 17.7%의 순이었다. 40-50대 중년층 진료인원이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또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배 이상 높아 중년 남성이라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요로결석이 생기면 요관이 막히면서 요관의 경련이나 소변의 정체로 신장이 붓는 ‘수신증’이 생겨 옆구리에 극심한 통증이 온다. 심한 매스꺼움과 구토를 동반하거나, 혈뇨를 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소변검사와 복부 엑스레이 촬영 등으로 요로결석인지 확인해야 한다.

박승만 전문의는 “요로결석은 10년 내 환자의 50%가 재발하는 질환으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치료 후에도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최근엔 적외선 분광법을 이용해 적은 양의 결석으로도 요로결석의 성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결석의 생성원인과 재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재발률이 높은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과다한 육류와 염분 섭취를 피하고, 하루 2리터 정도의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염분이 많은 냉동식품, 생선이나 육류의 캔류 가공식품, 피자, 김치, 간장, 피클, 된장, 고추장,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소변에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나타나는 고수산뇨증도 위험 요인인 만큼 수산화나트륨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시금치, 땅콩, 초콜릿, 홍차, 양배추, 파, 부추, 딸기, 당근 등이 있다. 결석 성분이 수산칼슘인 환자는 비타민 C의 복용도 금지해야 한다. 반면 구연산은 결석 형성을 억제하므로 오렌지와 자몽, 귤 등 시큼한 과일이나 주스를 평소에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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