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덥다” 하자 남편은… 부부는 잘 통할까?

부부소통, 원활하게 안 이뤄져

부부는 대체로 서로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대화를 잘 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부부간의 대화도 낯선 사람과의 대화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윌리엄스 칼리지 심리학과 연구팀은 부부 22쌍에게 서로 등을 돌리고 의자에 앉아 서로의 모호한 말이 무슨 뜻인지 맞추는 게임을 통해 부부간에 의사소통이 얼마나 원활히 이루어지는지, 모르는 사람보다 배우자의 말을 더 잘 이해하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부부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소통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낯선 사람보다 자기 배우자의 말을 잘 이해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여성이 남편에게 에어컨을 켜라는 의미로 “여기가 좀 덥다”고 말하자 남편은 아내의 말을 성적 암시로 받아들였다.

연구팀의 케네스 사비츠키 교수는 “사람들은 부부가 서로의 말을 잘 알아듣는다고 확신하지만 낯선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것과 차이가 없었다”며 “몇몇 부부는 서로 잘 이해하겠지만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사소통 전문가인 미국 시카고대학교 심리학과의 보아즈 케이자 교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낯선 사람보다는 친구와 더 잘 통한다고 생각하지만 친밀감 때문에 실제 소통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친밀함과 소통의 편견’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사람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긴 설명이 필요 없다고 여길 때 의사소통의 문제가 싹 튼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친밀함의 선입관’이 없는 낯선 사람과는 더 많은 정보를 주고받지만 친한 사람이 무언가를 이야기하거나 요청하면 두 사람의 공통 정보를 근거로 말한다고 추측하기 때문에 낯선 사람에게는 하지 않을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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