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은 그대로… 지방만 ‘쏙’ 빼는 운동법

 

김리나의 굿모닝 필라테스(59)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5월쯤 부터 다이어트를 미리 준비한 사람들은 이미 목표한 체중이나 몸매에 꽤 많이 근접해 있을 시기이다. 하지만 바쁜 일정 탓에 다이어트를 차일피일 미룬 사람들은 이제 마음이 조급해지는 때이다.

일주일 후 남자친구와 워터파크를 가기로 한 30대의 이모(여, 직장인)씨는 최근 독한 마음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했다. 러닝머신에서 1시간가량 심장이 터져나갈 듯이 달리고 걷기를 반복하며 체중감량의 의지를 불태웠다. 운동 후에 극심한 허기와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하루 종일 기운이 너무 없었지만, 체중이 쑥쑥 빠지긴 했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일상생활이 무기력하고 업무 집중도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렇지만 하루하루 날씬해지는 것을 느끼며 버텨냈다.

그런데 피트니스센터에서 체 성분 검사를 해보니 4kg 체중감량 중에 근육은 3.5kg나 빠졌지만 지방은 겨우 0.5kg만 감량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방이 빠지면 좋겠지만 우선은 당장 코앞의 워터파크를 위해서 근육과 지방 상관없이 체중계의 숫자가 감소되고 날씬해진 것 자체가 기쁘고 좋았다. 문제는 워터파크를 다녀온 이후였다. 워터파크라는 목표를 이미 달성한데다 언제까지 계속 그렇게 무리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진행할 수 없어 다이어트를 좀 소홀히 하니 체중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흔히 말하는 요요현상이었다. 왜 이렇게 빠르게 체중이 다시 늘어난 것일까? 이씨의 경우 지방보다는 근육량이 급격히 소모되면서 체력도 크게 떨어지고 요요현상도 더욱 빨리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지방을 더 연소시키고 근육 량을 보존했더라면 급격한 체력 손실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체중감량 시 근육 량은 보존하면서 지방만 뺄 수는 없는 것일까?

그 열쇠는 운동의 강도 조절이 가지고 있다. 운동의 강도에 따라 영양소의 에너지 기여는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운동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인체는 탄수화물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반면에 운동 강도가 낮아질수록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많이 쓰게 된다. 고강도의 운동에서 탄수화물이 주 에너지원으로 기여하는 이유는 탄수화물이 단위 산소 공급 당 가장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탄수화물의 원자 구조상 지방에 비해 산소의 비율이 높아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쉽게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즉 신체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중에서 고강도의 운동과 같이 산소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는 에너지원은 탄수화물뿐이다. 그래서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어지럼증이나 급격한 체력소모가 느껴진다면 곧바로 당분이 많은 주스류를 보충해 체력회복에 나서야 한다.

한편 지방 산화는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는 저 강도의 운동에서 일어나게 된다. 단위 산소 소비 당 에너지 생성이 탄수화물에 비해 적어 저 강도에서 이용되며, 지방의 원자 구조상 산소의 비율도 탄수화물에 비해 적기 때문에 풍부한 산소가 공급되는 저 강도의 운동에서 지방이 쉽게 사용되는 것이다.

무작정 땀을 많이 흘리고 숨이 차도록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살 빼기는 아니란 얘기다. 당장 조금 전에 먹은 탄수화물은 연소되겠지만, 허벅지와 배에 저장되어있는 지방을 태우는 방법은 아닌 것이다. 신체에 저장되어 있는 탄수화물의 양은 매우 적기 때문에 과도한 운동을 지속하면 저장된 탄수화물이 소모된 이후에 근육의 단백질이 소모되기 때문에 정작 빠졌으면 하는 지방은 많이 안 빠지는 것이다. 걷기, 가볍게 뛰기, 등산, 자전거 타기 등 중저 강도의 40분 이상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저장된 지방을 태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글 / 캐나다필라테스 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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