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능력 감퇴 노인 5년 내 사망 위험 3배

 

과거 행복했던 한 순간을 떠올려보자.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의 얼굴,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친구들의 목소리, 연인의 따뜻했던 손 등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인 자극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후각 역시 행복감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다만 사람들이 후각을 다른 감각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유럽 연구팀에 따르면 땀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은 행복감을 전달하는 수단이 된다. 호흡을 통해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감정을 흡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공동으로 주관한 터키 코크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행복감을 느낄 때 생성되는 땀은 이 냄새를 맡는 사람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도록 유도한다.

후각 기능은 질병을 판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눈이 나빠진다거나 귀가 잘 안 들리는 데는 민감한 반면, 냄새를 맡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후각 기능 감퇴가 알츠하이머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후각 감퇴와 알츠하이머로 인한 뇌세포 기능 손실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결과다.

냄새를 맡는 능력은 제1뇌신경과 연관이 있는데 이 뇌 영역은 인지기능 감퇴의 영향을 받는다. 즉 이 뇌 영역은 알츠하이머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를 검사한 결과,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인 아밀로이드반과 신경섬유매듭이 이 뇌 영역에서도 발견됐다.

후각 능력 감퇴는 조기사망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공공과학도서관저널( journal PLOS O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냄새를 맡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은 향후 몇 년 이내에 사망할 위험률이 높아진다.

연구팀이 3000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확인해본 결과, 장미, 오렌지, 페퍼민트 등의 향을 감지할 수 없는 사람들은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보다 향후 5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3배 이상 높았다.

냄새를 구분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후각상실’은 심장질환, 폐질환, 암 등으로 인한 조기사망을 예측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시각이나 청각 등의 감각에 비해 후각을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후각 역시 이처럼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다른 감각처럼 좀 더 관심을 갖고, 이상이 생겼을 때는 전문의와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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