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본 한국 의료관광의 미래

김명만 / 토탈 라이프센터 차움 글로벌마케팅실장

‘의료관광 선진 병원’으로 해외 방송사와 인터뷰 차 몽골을 방문했다.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의료관광’의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다. 하지만 메르스 탓에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우려 섞인 질문이 나와 당혹스럽기도 했다. 의료관광객 수가 최근 한 달 간 급속히 감소하는 등 메르스 사태로 의료관광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었다. 의료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방문객 수가 절반 이상 떨어진 병원도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마음이 의료한류의 현주소와 미래 성장가능성을 되짚게 만든다.

외국인 환자 유치 첫해인 지난 2009년 한국 방문객은 6만명이었다. 대부분 중화권의 미용성형 의료관광객이었다. 그 이듬해 설립된 차움은 건강검진과 안티에이징 관리가 대표 서비스였던 터라 외국인 환자 유치에 매우 불리했다. 일반적으로 병원은 병이 나야 찾는다는 인식이 강한데다, 예방의학에 대한 개념이 약한 해외 고객에게는 차움의 건강검진과 안티에이징 관리는 생소함 그 자체였다.

개원 5년차인 지금, 의료한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체감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몽골, 러시아, 유럽, 미주 등지의 의료관광객 수가 증가하면서 방문 국가가 다양해졌다. 지난해에만 1300여명의 러시아 환자가 차움을 찾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차움을 한 번 방문한 해외고객이 예방과 안티에이징 관리를 위해 재방문하고, 개인, 부부, 가족 등 방문 유형과 치료목적이 다각화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외 고객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일대일 맞춤형 건강관리시스템은 필수다.

단순한 질병 치료와 건강검진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면역보관, 유전자 DNA 검사 등 첨단 의료 서비스를 문의하거나 의뢰하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병원 이용 일정을 고려해 방문 일정을 계획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적극적인 해외 고객 유치 활동과 차움을 이용한 관광객들의 높은 만족도와 신뢰가 빚어낸 결과다. 해외 고객들 중에는 차움을 경험한 지인의 추천으로 방문을 결정했다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구전효과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메르스 여파로 다소 주춤해진 한국 의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할 시점이다. 의료관광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큰 기대를 얻고 있는 산업이다. 이제 의료시스템을 재정비하고, 해외 고객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활동이 수반돼야 한다. 또한 건강검진이나 안티에이징 등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고찰이 필요하다. 의료수출과 글로벌 의료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 이번 메르스 사태로 촉발된 의료한류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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