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벗기지 마라… 그러면 ‘감자’ 아닌 ‘금자’

 

정은지의 식탁식톡 (20) / 감자

저 요즘 별명 생겼던데요? ‘금자’라고. 촌스럽고 못생긴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저 감자가 금값의 ‘금자’로 불리는 날이 다 오고, 감자도 오래 살고 볼일이네요. 한 때 ‘X값’하던 하던 때를 생각하면 저로선 ‘금자’ 대접이 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금자’가 된 그 내역을 보니 제 무게 100g당 490원 정도에 매기고 있더군요. 보통 제 무게가 200g이 넘는데, 어린이 주먹만한 크기 한 개에 1,000원을 웃돈다는 것입니다. 요즘에 특히 너도나도 감자칩을 많이 찾아 일어난 현상이라고 하더라구요. 감자칩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한 것이랍니다. 언제 또 제 인기가 떨어질지 모를 시한부 인기이긴 하지만, ‘금자 감자’ 인생 오래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지금 반짝 대접 받고 있는 듯 하지만, 저 원래 세계적으로 빛나던 식품입니다. 지금껏 알려진 슈퍼식품을 능가하는 ‘기적의 식품’으로 이름 오른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지요. 세계 영양학자 시그리드 깁슨 박사는 저를 두고 “감자야말로 농산물 분야에서 최고의 영양 가치를 지닌 식품”이라고 칭송했습니다. 미국 워싱턴대의 아담 드레브노브스키 박사는 미국의 각종 식품 영양 DB를 분석 비교해 1달러당 영양가치가 가장 높은 식품을 저 감자로 꼽았지요. 그도 그럴 것이 바나나, 브로콜리, 근대뿌리, 견과류, 아보카도보다 비타민, 미네랄,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껍질째 삶은 저 감자 1개에 들어있는 섬유소는 바나나 한 개의 5.5배, 비타민C는 아보카도 3개에 달합니다. 더욱이 칼륨은 바나나 4개를 섭취한 것과 같은 1,600mg정도가 함유돼 있는데요. 껍질째 먹으면 칼륨 하루 권장섭취량의 46%을, 껍질 벗기면 칼륨 하루 섭취량 28% 가량을 충족할 수 있지요. 또한 껍질째 삶거나 구워 먹었을 때 저 1개당 7g의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제안의 셀레늄은 각종 씨앗이나 견과류를 통해 섭취하는 총량보다 많습니다. 한 알을 껍질째 먹으면 항산화 작용을 돕는 망간 역시 일일 권장섭취량의 1/3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저는 또한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비타민 B6도 풍부해, 하루 섭취량의 39%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영양소 덕분에 저는 굶주림을 채우는 구황작물로서 못 먹던 시절 한끼 주식으로도 손색 없었겠지요? 감자하면 호호 불어가며 껍질 까먹는 모습이 먼저 상상되는데요. 여러 연구에서도 나왔듯이 저는 껍질 째 통째로 먹어야 좋습니다.

특히 요즘 제철을 맞은 저! 가장 영양가가 풍부할 때 입니다. 가공된 감자 칩이 아닌 감자 그대로의 맛을 고스란히 느껴보길 바랍니다. 못생겼지만 완벽한 저 감자! ‘금자’란 별명 값 톡톡히, 여러분의 건강한 식탁에 기여할거에요!

□ 감자칩의 비밀?

감자칩 인기가 하늘을 치솟아서 말인데요. 달다가도 짭짤한 그 맛에 중독되기 일쑤죠. 감자칩에 한번 손을 대면 계속 먹게 되는 이유는 감자 자체의 맛때문이 아니라 칩의 향기 때문입니다. 오븐에 굽고 기름에 튀기는 등 과정을 통해 감자 칩은 복잡한 냄새를 갖고 있지요. 특히 버터시럽, 코코아, 꽃, 양파, 치즈 등 다양한 냄새가 섞여 사람의 뇌에 복합적으로 기억돼 계속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조심해야 할 것은 이렇게 향에 중독되어 계속 감자칩을 먹다 보면 감자 칩이나 심장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인데요. 높은 온도에서 감자를 가열할 때 아스파라긴과 당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서 생기는 아크릴아미드라는 성분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접합체 도료, 누수방지제 등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로, 인체에 신경 시스템 장애와 암을 유발해 발암 물질로 분류됐죠. 미국 일부 주에서는 학교 내 자판기에서 감자칩을 팔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식품업계가 감자칩을 만들 때 아크릴아미드 생성을 줄이기 위해 자율적으로 생성량을 1mg/kg 이하로 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하네요. 세계적으로 감자칩에 아크릴아미드라는 성분의 위험성이 떠오르고 있긴 하지만 이 생성량이 조리 및 가공 시 온도와 시간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 식품의 섭취량 권고를 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 좋은 감자요? 이렇게 골라주세요

그래요. 저, 못생겨서 그 알이 그 알 같지만 고를 땐 겉이 매끈한 알로다가 찾아주세요. 또한 씨눈이 얕은 것이 좋은데요. 제 씨눈은 햇볕을 쬐면 녹색으로 변해서 솔라닌 독성을 생성해냅니다. 이 솔라닌은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도록 합니다. 녹색으로 변했거나 씨눈이 생겼다면 그 부위는 잘라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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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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