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비만 해결… 새 치료제 4종 FDA 승인

 

비만 치료는 통상 3단계를 거친다. 기본인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기대한 효과를 보지 못하면 비만치료제의 도움을 받고, 초고도비만이라면 비만 수술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만 전문의들은 마땅히 쓸 약이 없어 고민이다. 장기간 사용이 허가된 비만치료제는 오를리스타트 성분뿐이기 때문이다. 라이벌이었던 시부트라민 성분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이유로 지난 2010년 사용이 금지됐다.

지난 2012년 이후 미국 FDA는 4가지에 이르는 비만치료제를 승인했다. 2012년엔 로카세린,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지난해엔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 리라글루타이드 등이다. 새로 FDA의 허가를 받은 비만치료제들은 장기간 사용의 안전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팀은 대한의사협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리뷰 논문에서 “2년 정도의 임상연구 기간 중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장기간 사용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FDA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BMI가 27 이상이면서 고혈압과 2형 당뇨병, 이상지혈증 중 한 가지 이상을 가진 사람에게만 새 비만치료제의 사용을 허용했다. 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이 소개한 김 교수팀의 리뷰 논문을 통해 최근 FDA의 승인을 거친 비만치료제들에 대해 알아본다.

로카세린=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는 벨빅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됐다. 로카세린은 식욕조절중추인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한다. 식욕억제 물질을 생산하는 신경세포(뉴런를 흥분시켜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는 것이 비결이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318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로카세린 10㎎을 52주간 제공한 결과, 체중은 평균 5.8㎏ 감소했다. 또 비만인 2형 당뇨병 환자에게 1년간 로카세린 10㎎을 하루 1-2회 제공한 결과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사람의 비율이 약 40%였고, 혈당이 개선됐다는 결과도 나왔다. 부작용은 메스꺼움, 두통, 현기증 등이었다.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펜터민은 식욕억제제로 개발됐지만, 토피라메이트는 원래 간질 치료약이다. 토피라메이트가 체중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우연히 발견됐다. 펜터민 15㎎과 토피라메이트 92㎎을 1년간 먹인 임상연구에선 체중이 평균 10.2㎏이나 감소했다. 부작용으로는 입 마름, 감각이상, 변비, 불면 등이 나타났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 이 약도 원래 용도와 완전히 달라진 두 약 성분의 복합제이다. 해외에서는 콘트라브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됐다. 날트렉손은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부프로피온은 FDA가 우울증 치료제와 금연 치료제로 허용한 약이다.

793명에게 다이어트, 운동과 더불어 날트렉손 32㎎, 부프로피온 360㎎ 복합제를 56주간 복용하게 한 임상연구에서 체중은 9.2-11.4㎏ 줄었다.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이고 간혹 변비와 두통, 현기증, 불면증도 동반됐다.

리라글루타이드= 미국에서 삭센다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됐다. 원래 당뇨병 치료제다. 미국과 유럽에선 2형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처방된다. 비만 치료제로 사용할 때는 1일 1회 3㎎을 주사한다. 당뇨병이 없으면서 과체중과 비만을 지닌 사람에게 2년간 리라글루타이드를 매일 3㎎씩 주사했더니 체중이 줄면서 덤으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낮아졌다.

FDA는 리라글루타이드를 16주간 주사했는데도 체중이 4% 이상 줄지 않으면 약 사용을 중지하라고 권고했다. 메스꺼움과 설사, 변비, 식욕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췌장염, 신장 기능 저하, 맥박 상승이 동반될 수 있다. 맥박 상승이 지속되면 주사를 멈추는 것이 안전하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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