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도 항생제 처방 남발… 지방 더 심해

국내 종합병원급 이상 대형병원 4곳 중 3곳은 항생제 처방률이 40%를 넘어서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내성과 슈퍼박테리아의 감염 위험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데, 높은 항생제 처방률은 대형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5일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인 팜스코어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해 항생제 처방 평가자료를 토대로 종합병원급 이상 전국 322개 대형병원의 항생제 처방실태를 분석한 결과,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26.4%에 불과했다. 이어 2등급 30.4%, 3등급 26.4%, 4등급 14.3%, 5등급 1.9%로 나타났다.

항생제 처방 등급은 총 5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은 처방률 40% 이하, 2등급은 처방률 41-55%에 해당한다. 처방률이 85%를 넘어서면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는다. 감기 등 급성 상기도감염 진료건수가 100건 미만인 의료기관은 평가대상에서 제외된다.

항생제 처방 1등급 평가를 받은 병원은 지방보다 수도권에 더 많았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128개 대형병원 중 1등급 평가를 받은 기관은 34.4%인 반면, 비수도권에 자리한 194개 대형병원의 1등급 비율은 21.1%에 그쳤다. 이는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지역의 항생제 오남용 사례가 더 많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국내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은 전반적으로 감소세지만, 갈 길은 멀다. 심평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은 28.4DDD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0.3DDD보다 1.4배 정도 높다. DDD는 국민 1천명 중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수를 뜻한다. 대표적 항생제 내성균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의 내성률도 우리나라가 73%로 미국(51%)과 영국(14%) 등 선진국보다 크게 높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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