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간호사 잇단 감염…보호구 입고도 왜?

삼성서울병원 격리병동에서 메르스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 2명이 지난 2일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주춤하던 메르스가 다시 고개를 빼들고 있다. 특히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메르스 환자를 돌보다 의료진이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라 감염경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현재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강동경희대병원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닷새 간 추가 환자 발생 없이 소강상태를 보이다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2명이 지난 2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183번째, 184번째 환자로 확진됐다.

이로써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하다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들은 14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확진자 184명 중 38명이 의료진 등 병원 관련 종사자들인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병원 종사자를 포함해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만 89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12명을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두 간호사는 모두 메르스 환자들을 돌보다 감염됐다. 184번째 환자는 지난 1일부터, 183번째 환자는 지난 달 30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았다. 183번째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일주일 전 받은 유전자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14일에 이르는 최대 잠복기를 고려하면 두 간호사는 메르스가 한창인 지난 달 16일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측이 지난 달 7일 메르스 대응지침에 따라 의료진에게 D등급 개인보호구 착용을 권고했고, 방역당국도 지난 달 6일부터 D등급 개인보호구 세트와 N95마스크를 지속적으로 병원에 제공했기 때문에 보호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개인보호구를 입고 벗거나, 관리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이러한 훈련이 부족한 경우 보호구에 묻은 환자의 바이러스가 의료진에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개인보호구 착탈의가 몸에 배도록 1주일 과정의 훈련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 의료진을 위한 메르스 감염관리 지침에서도 개인보호구 착용과 탈의 순서는 그림과 모식도를 통해 세세하게 안내돼 있다. D등급 개인보호구 세트는 N95마스크와 일회용 장갑, 고글, 전신보호복, 덧신으로 구성돼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는 메르스 의심 환자나 확진 환자를 진료할 때 D등급 수준의 보호장비를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선 개인보호구는 격리병실을 드나들 때마다 교체해야 하고, 병실에서 착용해서는 안 된다. 따로 준비된 공간에서 완벽히 착용하고 입실 전에 재차 착용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벗은 뒤에는 외부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수거해야 한다.

보호구는 가운, N95마스크, 고글 또는 안면보호대, 장갑의 순으로 입는다. 마스크는 손가락으로 마스크의 코 접촉 부위를 눌러 밀착시키고, 양손으로 마스크를 움켜쥔 채 숨을 쉬면서 새는 곳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장갑은 옷소매 위를 덮도록 착용해야 한다.

벗을 때에는 가운의 환자 접촉 부위를 안으로 말아주면서 몸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옷소매로 위호 장갑을 덮어 착용했기 때문에 장갑도 가운을 벗으면서 같이 제거할 수 있다. 장갑만 벗을 때에는 한 손으로 반대편 장갑을 벗겨 손에 쥐고, 벗겨진 손으로 남은 장갑을 벗겨 말아서 버려야 한다. 특히 장갑을 벗고 손을 씻은 뒤 고글이나 안면보호대, 마스크를 제거할 때에는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수 있는 앞면을 절대 만져서는 안 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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