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메르스 집중 체제로… 격리자 지원 강화

메르스 확진자가 17일 현재 16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방역당국이 각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의 방역기능을 강화하고, 메르스 유가족과 격리자, 격리자 가족에 대한 지원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소가 방역 등 감염병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기능을 개편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메르스 발생 지역 보건소의 경우 만성질환 관리 등 기존 업무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거나 최소화하고, 기존 업무 인력은 메르스 대응 업무에 즉각 투입된다.

메르스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보건소 인력은 메르스 발생 지역의 보건소나 대책본부에 재배치된다. 복지부는 보건소의 진료와 건강증진사업 등 기존 업무는 인근 민간의료기관 등을 이용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메르스로 병원에 격리되거나 입원해 가정에서 아동과 어르신, 장애인을 돌보기 어려운 격리자 가족에게는 긴급 돌봄서비스가 지원된다. 예를 들어 부부와 초등학생 자녀로 구성된 3인 가구에서 아내가 병원에 격리되고 남편이 출근해야 하는 경우 어린 자녀의 식사와 하교 후 돌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부부가 모두 격리되거나 맞벌이, 한부모가정이어서 일시적인 도움이 필요하고, 돌봄서비스 대상이 격리자가 아닌 경우 소득과 재산에 관계없이 식사와 가사, 활동 지원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집중관리병원의 협조를 얻어 이러한 돌봄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격리자나 격리자 가족이 보건복지콜센터(129) 또는 복지포털인 ‘복지로’에 문의하면 시군구를 통해 긴급돌봄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메르스로 사망한 유가족과 격리자에게는 심리지원이 실시된다. 정신과 전문의와 정신보건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국립서울병원의 심리위기지원단이 컨트롤타워를 맡아 직접 대면상담 등을 제공하게 된다.

심리위기지원단은 메르스 유가족을 직접 찾아가 대면상담하고, 불가피하게 자가 격리 등으로 대면상담하기 어려운 경우엔 전화나 화상을 통해 심리상담에 나선다. 국립서울병원은 지난 16일부터 우선 유가족 6명에 대한 사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메르스 격리자의 경우 보건소 모니터링 시 심리지원이 안내된다. 우울, 불안, 불면 등 정신과적 증상을 토로하면 해당지역 지자체의 정신건강증진센터로 연계돼 심리지원이 제공된다. 복지부는 격리자 중 확진자 가족 등에게 우선적으로 집중 사례관리를 지원하고, 격리자들을 위한 마음돌봄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메르스 유가족과 격리자 중 정신과적 어려움으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국립서울병원과 공주병원, 춘천병원, 나주병원, 부곡 정신병원 등 5개 국립병원과 메르스 치료병원을 연계해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소요된 치료비의 일부 또는 전부는 세월호 심리치료비 지원 기준에 준해 보조된다.

복지부는 또 메르스로 인한 국민의 심리적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핫라인(1577-0199)을 구축해 실시간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대한의사협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연계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심리지원을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17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는 전날보다 8명이 늘어난 162명이다. 사망자는 20명, 격리자는 6508명에 이른다. 124명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18명이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8명 가운데에는 의료진 2명이 포함됐다. 한 명은 76번 환자가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내원했을 때 응급실 의료진이며, 다른 한 명은 삼성서울병원 방사선 기사이다. 방역당국은 삼성서울병원 방사선 기사인 162번 환자가 다른 메르스 확진자를 촬영하면서 기침을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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